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광역급행철도(GTX)-A 플랫폼에는 출근길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동탄에서 서울로 매일 출퇴근하는 김형민(40) 씨는 GTX-A 열차에 오르며 “가격이 확실히 저렴해져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개통된 GTX-A 노선은 동탄에서 성남을 거쳐 수서까지 운행되며, 기존에 운영 중인 SRT와 비교해 소요 시간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요금이 대폭 낮아진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SRT 대비 절반 수준의 요금… 환승 할인까지 가능
기존 SRT를 이용할 경우 동탄에서 수서까지 요금은 약 7,400원이며, 이후 서울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월 교통비 부담이 40만 원을 훌쩍 넘었다. 반면, GTX-A의 기본요금은 3,200원으로 책정되었으며, 10km 초과 시 5km마다 250원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동탄에서 수서까지는 4,450원의 요금이 적용된다. 또한, GTX-A 이용 후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버스나 전철로 환승할 경우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5월부터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일정 비율의 요금을 환급하는 ‘K-패스’ 제도도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하면 동탄에서 수서까지의 실제 요금은 3,56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주말에는 기본요금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된다. 한 이용객 최영호 씨(35)는 “SRT는 별도 표를 구매해야 하지만 GTX-A는 전철처럼 이용할 수 있어 훨씬 편리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쾌적한 내부 환경,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진동
GTX-A 내부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바닥에는 KTX 특실에서 사용되는 회색 카펫이 깔려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으며, 국토교통부는 “공기정화 기능과 항균 효과가 있는 친환경 불연 카펫”이라고 설명했다. 좌석은 한 줄에 7명이 앉을 수 있도록 배치되었으며, 일반 전철보다 좌석 폭이 약 3cm 넓어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작은 팔걸이를 통해 좌석이 분리되어 있어 옆 좌석 승객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노약자를 위한 별도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다만, 새 차량 특유의 냄새가 약간 남아 있었으며, 승차감은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소음은 크지 않았지만, 진동이 예상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일반 전철보다 덜컹거리는 느낌이 더 뚜렷했고, 특히 고속으로 달릴 때는 의자가 떨리는 느낌이 심해지며 귀가 먹먹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이용객들은 “생각보다 흔들림이 심해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속 운행 정보 제공…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 단축
GTX-A 열차는 객실마다 LCD 화면을 설치해 실시간 운행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역 도착 정보는 물론, 현재 속도가 100km 이상이라는 안내도 표시돼 승객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동탄에서 수서까지의 실제 소요 시간은 19~20분으로 측정됐다.
운행 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이며, 하루 120회(상·하행 각 60회) 운행된다. 기본 배차 간격은 평균 20분이지만, 출퇴근 시간(오전 6시 30분9시, 오후 4시 30분7시)에는 17분으로 단축된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수서동탄 구간의 예상 하루 이용객 수는 2만 1,500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특히 오전 79시 사이에는 약 4,800명의 승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GTX-A 열차의 최대 탑승 인원은 혼잡도 100% 기준 1,062명이며,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 130% 상황에서는 1,286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향후 추가 노선이 개통되면 수도권 출퇴근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