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어떤 분야의 어떤 제품이든지 디자인 경쟁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디자인이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고 브랜드의 평판을 크게 결정한다는 말은 쉽게 동의 가능하다. 기업들이 경영일선에서 매일같이 부딪치는 디자인 경쟁은 치열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디자인 때문에 시장에서 실패하며, 역사속으로 사라진 기업의 사례는 흔히 접할 수 있다. 제품의 가격 및 품질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더 이상 가격과 품질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오늘이다. 어떤 분야든지 가격과 품질은 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 많은 기업은 디자인이 내일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머스탱 II 킹 코브라(1978) ⓒ Ford 

 

 특히 자동차를 살펴보면, 디자인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역사적으로 디자인에 전통을 가졌던 유럽 자동차기업들은 1970년대 말부터 디자인보다는 제품의 성능과 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마디로 디자인은 세계 시장의 요구에 상관없이 하던 대로 한 것이다. 반면 디자인에 주력한 미국차와 일본차들은 그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차보다 꾸준히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결국, 유럽기업들은 80년대 말부터 디자인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빼앗긴 수출시장을 회복해냈다.  

 

 이러한 70~80년대 유럽차의 아집(?) 혹은 관성적 태도를 오늘날 자동차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실제 디자인의 중요성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알고있다 해도 일부 자동차 기업들은 디자인 개발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업종에 따라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르겠지만, 자동차 분야에 있어서 디자인은 곧 쓰러질 회사를 살려낼 만큼 큰 잠재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쌍용 코란도 ⓒ SsangYong

 

 이러한 관점에서, 쌍용자동차가 최근 출시하고 있는 신차들의 디자인을 보면 아쉬움이 크다. 쌍용차는 지난 2월 8년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신형 코란도를 출시했지만 이 차의 디자인을 두고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정통 지프 스타일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이 신형 코란도가 기존 티볼리와 비슷하고 진부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홍수같이 쏟아져 나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코란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정통 지프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스즈키 짐니 ⓒ Suzuki

 

 한편 일본 시장에서는 정통 지프차 스타일의 경형 SUV `스즈키 짐니`가 20년 만에 풀체인지되어 큰 인기를 받고 있다. 지프 랭글러와 레니게이드를 섞어놓은 듯한 외모로 투박하지만 자신만의 디자인 감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모델이다. 현재 짐니는 국내 시장에서 정식 수입되지 않지만 구입을 희망하는 국내팬들은 상당하다. 쌍용차가 짐니같은 차를 만들지 않아서 일까. 유독 짐니의 국내 판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쌍용 코란도 ⓒ SsangYong

 

 쌍용차가 그리는 디자인의 비전을 무엇일까.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남들이 하는 대로 해왔던 대로 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쌍용차의 이미지를 투박하지만 튼튼하고 실용적인 차에서 젊고 세련된 디자인의 차라는 이미지로 바꾸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특히 정통 지프같은 스타일은 일부 매니아층을 제외하면 잘 많이 팔리지 않아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쌍용차다워야 하고 동시에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행복하게 늘려주지 못하고 그들의 감각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장에서 한쪽 귀퉁이에나 놓이는 현실을 쌍용차도 잘 알고 있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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