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살펴본 국산차 vs 국산차 라이벌 전(戰)

 누가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를 잘 읽어내면서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느냐. 디자인 경쟁력이 곧 구매를 이끌어내고 브랜드 평판을 크게 결정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이 경영 일선에서 매일같이 부딪치는 디자인 전쟁은 치열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파워와 효율, 안전과 편의는 기본이고 디자인으로 승부가 판가름이 나는 요즘. 무작정 힘으로 대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1.

그랜저 vs K7

 

 가장 먼저 국산 대표 준대형 세단으로 현대 그랜저와 기아 K7. 특히 지난해 두 모델 모두 새롭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된 만큼 뚜렷한 디자인 변화를 보였다.

 

 

 

 신형 그랜저는 기존 그랜저가 추구하던 중후한 비주얼보다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모습에 더 많은 무게를 실었다. 차세대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 DNA를 기본으로 `르 필 루즈`의 일체형 그릴 및 헤드램프 디자인을 현대 양산차 최초로 적용했다.

 

 

 

 단순히 헤드램프가 그릴을 파고 들어온 형태가 아닌 그릴과 헤드램프를 하나로 통합 및 연동하는 기술적 진보 '인터그레이티드 아키텍처'. 미래 첨단 디자인이 만들어낸 날카로운 눈매와 더불어 과감한 시도는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약간은 자극적인 그러나 새로운. 디자인 호불호는 갈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편 K7 프리미어는 2세대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인 인탈리오(음각) 프론트 그릴이 더욱 커졌다. 그릴 내부에는 강인함과 안정감을 강조한 두꺼운 수직형(vertical) 바를 적용해 더욱 대담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K7의 상징적인 제트라인(Z-line) LED 주간주행등은 그릴의 테두리부터 헤드램프 하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국산 고급차의 디자인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섬세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다. 또한 후면부에는 좌우 테일램프를 LED 점선으로 연결하는 디자인을 적용했고 점선 간격은 양쪽 끝부분으로 갈수록 길어져 더욱 다이내믹한 분위기다. 사실 K7의 디자인 강점은 튀거나 공격적인 느낌보다는 누구에게나 완벽하게 녹아 드는 무난함에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취향은 그랜저가 아닌 K7 쪽에 가깝다. 

 

 

2. 

셀토스 vs 트레일블레이저

 

 요즘 뜨거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소형 SUV 시장. 지난해 기아 셀토스가 독보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올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도전장을 내민다. 

 

 

 

 우선 셀토스는 기존 기아차가 선보였던 '직선의 단순화'를 한 단계 발전시킨 모습이며, 정통 SUV를 모던한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헤드램프와 그릴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이어 시각적으로 완성도가 높으며, 양쪽으로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크롬 라인은 버팔로의 뿔에서 영감을 받아 넓고 안정적인 감각이다.

 

 

 

 후면부 역시 좌우 리어램프를 하나로 연결하는 두꺼운 크롬바 장식으로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반적으로 우람한 체격, 입체적인 외모, D필러를 적절히 숙인 쿠페형 측면 등 젊은 소비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띈다. 특히 젊고 역동적이면서 흥미진진한 바디 라인. 물론 트렌드를 쫓은 느낌도 들지만 시장의 반응은 꽤 괜찮다. 

 

 

 

 한편 트레일블레이저는 브랜드 최신 패밀리룩 `듀얼 포트 그릴(Dual fort grill)'을 적용해 강렬한 인상이다. 적당히 근육질 몸매에 셀토스와 마찬가지로 D필러를 적절히 숙여 요즘 트렌드인 쿠페 분위기를 살렸다. 뒷모습은 해치백처럼 볼륨감이 강조되며, 단정한 테일램프 조합으로 마무리됐다. 여기에 RS 모델은 블랙 보타이 엠블럼 및 듀얼 머플러 팁이 포인트를 살린다.

 

 

 

 한마디로 첫인상은 젊고 역동적인 비율.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디테일을 자제하면서 다이내믹한 감각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리틀 블레이저'로 불릴 만큼 블레이저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당당하고 강인한 자태를 뽐낸다. 내수 생산으로 한국GM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만큼 디자인 감각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 결과는? 한두달 뒤 판매실적으로 드러날 테니 조금만 지켜보시라.  

 

 

3. 

팰리세이드 vs G4 렉스턴

 

 지난해부터 국내 대형 SUV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 팰리세이드였다. 시장 점유율은 가히 압도적이다. 팰리세이드의 강세 속에서 쌍용 G4 렉스턴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지만, 다소 힘에 부쳐 보인다. 

 

 

 

 국내 대형 SUV급 팰리세이드와 G4 렉스턴 등의 가격대를 찾는 고객은 비교적 중장년층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디자인에서 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후하지만 세련되고 확실한 무게감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주위 시선을 압도하는 존재감에 있다. 

 

 

 

 특히 전면부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에 전체적으로 크롬 소재를 많이 적용해 볼륨감을 강조했고, 대형 SUV에 걸맞는 든든하고 안전한 무게감있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주요 타켓층인 3040이나 자녀들이 있는 젊은 가장들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고루 갖춘 것으로 보인다. "싼타페 사러 갔다가 옆에 있는 팰리세이드 보고 마음이 동한다?"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다. 

 

 

 

 과거 렉스턴은 무쏘 상급 차종으로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디자인을 담당했다. 렉스턴의 디자인은 그 당시 국내 프리미엄 SUV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쌍용차는 렉스턴 이후 사륜구동(4WD) 명가로 거듭난다. 

 

 

 

 물론 과거와 달리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디자인이 젊어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만의 디자인 영역을 지키고 있다. 입체감을 살린 체인 메쉬 프론트 그릴을 바탕으로 대담하면서도 안정적인 비율과 앞뒤 펜더에 두툼한 라인들이 인상적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좀 더 중후한 매력과 남성적인 멋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4.

쏘나타 vs K5

 

 그 어느 세그먼트보다 오랫동안 견고한 2강 체제를 구축해 오고 있는 국내 중형세단 시장. 쏘나타냐 K5냐. 어느 차를 고를까. 사실 국내 중형차 구매는 자동차의 외적인 요소가 가장 큰 중요 변수다. K5와 쏘나타 어느 차든 그 속은 동일하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니 말이다. 

 

 

 

 지난해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되어 돌아온 8세대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 DN8). 디자인은 롱노즈 숏테크(긴 보닛과 짧은 트렁크 라인)으로 4도어 쿠페형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해 개성 강한 젊은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후드에서 윈도우 라인까지 이어지는 크롬 디테일과 이와 함께 시동을 걸면 불이 들어오는 '히든 라이팅 램프'는 독특한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후면부는 좌우를 하나로 잇는 LED 리어램프를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또한 양쪽 끝을 완만하게 올려 속도감과 세련미를 강조했다. 실제 도로 위에서, 특히 어두운 도로 위에서 불이 켜졌을 때, 디자인 매력이 배가 된다. 

 

 

 

 한편 지난해 신형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풀체인지되어 돌아온 3세대 신형 K5(프로젝트명: DL3). 디자인의 핵심은 '타이거 페이스`와 `패스트백 스타일'로 강렬한 인상을 선보인다. 이전 K5가 디자인 분리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신형 K5는 디자인 통합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이런 변화는 단지 외관이 안정적이고 다이내믹하게 바뀐 것 뿐만 아니라 한 발 나아가 차세대 기아차 디자인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앞뒤로 오버행을 줄이고 패스트백 스타일을 강조하면서 한층 날렵해 보인다. 게다가 두꺼워진 측면 유리 몰딩을 더 짧아진 트렁크 리드까지 확장해 내려오는 뒷모습. 여기에 앞뒤로 심장박동을 형상화한 `하트비트(Heartbeat)` 디자인 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듯한 바디 라인은 달리기의 명수 치타를 연상시킨다. 

 

 과거 K5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게 해준 요소는 `디자인`이었고, K5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대로 제시한 것도 엄연한 사실. 기아의 이미지를 단박에 바꿔놓은 지 9년. 신형 K5는 또 한 번 '디자인 기아(Design Kia)'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독보적인 강렬함으로 재탄생했다. 최근 기아차의 뚜렷한 성장세의 근원은 바로 `디자인(Design)`이며, 그 중심에 K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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