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을 주름잡던 오렌지족.." 그 시절 그들의 애마 자동차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1990년대. 강남 부유층인 부모의 재산으로 20대 초반부터 개인사업체 사장으로 활동하는 속칭 '오렌지족'이 등장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큰 돈을 지원받아 서울 압구정동이나 신사동 등 강남 일대에 카페, 레스토랑, 스포츠센터, 골프용품점 등을 소유하며 이른바 '20대 사장족'이 되었다. 

 

 7080년대 경제성장의 혜택으로 강남에 뿌리 내린 부유층 2세. 해외여행이나 유학경험이 있는 유학생이 많았고,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로 일반 젊은이들과 크게 구별되었다. 

 

 

 

 사실 '강남 20대 사장족(오렌지족)'의 등장 배경은 지난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 `금융실명제`에서 찾을 수 있다. 부유층 사이에서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증여세 탈세나 편법이 힘들 것으로 우려해 서둘러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행태가 바로 그것이다. 

 

 그 때로부터 30년이 흘러 2020년. 과연 지금의 20대들은 그 시절 오렌지족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그저 단순히 부럽다고 생각할까. 상습 마약투약, 변태 유흥업소 영업, 패륜 범죄 등 반(反)사회적 문제의 중심에 섰던. 그 때 그 시절의 빗나간 시대가 만들어낸 오렌지족. 어쨌든 서두가 길었다. 한때를 주름잡던 그들은 어떤 자동차를 탔을까. 몇 대 모아 살펴봤다. 

 

 

미쓰비시 이클립스

 

 일본의 미쓰비시에서 1989년 첫 출시한 스포츠카 이클립스. 번쩍이는 뒷태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컬러풀한 색상으로 꽤나 화려했다. 나름 패션 쿠페로 오렌지족들의 현실적인 드림카 리스트에 올랐다.

 

 

 

 파워트레인은 1세대 2.0 터보 기준 최대출력 180~195마력의 성능을 발휘했고, 출력은 5단 수동 및 4단 자동변속기, 4륜구동으로 전달되어 차량을 굴렸다. 

 

 

볼보 940GL

 

 19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의 문이 열린 이후 볼보는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1994년에 국내 첫 출시된 볼보 940GL. 출시 첫해 수입차 판매 2위까지 오르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에도 매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탑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 당시 미국차 중심의 수입차 구도에서 볼보 940GL은 자신만의 입지를 단단히 구축했다. 압구정동 주차장에서 자주 목격됐다. 

 

 

머큐리 세이블

 

 포드의 고급 브랜드, 머큐리에서 1985년부터 생산한 전륜구동 기반의 고급 세단. 아마 지금으로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급으로 볼 수 있다. 그 당시 기아차에서 세이블을 직수입해 기아 엠블럼을 달고 판매했고, 1994-95년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남 쏘나타'의 시초로 꼽히는 세이블. 볼보 940GL과 마찬가지로 압구정동에서 자주 목격됐다. 

 

 

현대 스쿠프

ⓒhyundai

 

 1990년대 당시 젊은이들의 드림카이자 국산 스포츠카의 태동. 독자 개발한 알파엔진을 탑재하고 이후 터보모델을 더했다. 스쿠프라는 차명은 스포츠(Sports)의 'S'와 2도어 `쿠페(Coupe)`를 합친 의미이며, 외관 디자인은 그 당시 오렌지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hyundai

 

 파워트레인은 1.5 SOHC 알파엔진 기준 최대출력 102마력 최대토크 14.5kg*m와 최고속도 170km/h 제로백 10.5초 대의 힘을 갖췄다. 이후 터보모델은 최대출력 129마력 최대토크 18.3kg*m 최고속도 205km/h 제로백 9.1초 대까지 성능을 끌어올렸다. 특히 스쿠프 터보는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국내 튜닝카 시장의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기아 엘란

ⓒKIA

 

 현대 티뷰론과 정통 스포츠카 논쟁을 벌였던 기아 엘란. 이에 기아차 측은 "티뷰론은 외관만 스포츠카 형태이며, 정통 스포츠카는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반면 현대차 측은 "스포츠카와 세단형 승용차의 장점을 고루 살린 쿠페가 오히려 스포츠카의 주류를 이룬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러한 정통 스포츠카에 대한 시비 논쟁은 `칼로 물베기` 정도로 마무리됐다. 

 

 

ⓒKIA

 

 엘란의 뼈대는 영국 로터스에서 건너왔고 기아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T8D 1.8 엔진이 탑재됐다. 또한 기아차는 현대차로 인수된 이후에도 2000년대 초반까지 기아 플랫폼 기반의 차량에 T8D 엔진을 사용하기도 했다. 파워트레인은 최대출력 151마력 최대토크 19.0kg*m와 최고속도 220km/h 제로백 7.4초 대. 가격은 2,900만원으로 꽤 비싼 값을 치뤄야만 했다. 그러나 주문 첫 날 고객들의 주문이 쇄도했고, 하루만에 160대 가량 계약됐다. 

 

 

현대 그랜저

ⓒhyundai

 

 1986년부터 1998년까지 이어진 1세대(L)와 2세대(LX) 그랜저. 네모반듯한 라인을 바탕으로 중후한 멋과 여유로운 풍채를 뽐내던 시기다. 흔히 '각 그랜저'로 불렸고, 파워트레인은 2세대 기준 2.0/2.4 I4 시리우스 엔진 및 3.0 V6 사이클론 엔진을 기본 구성으로 이후 2.4 시리우스 엔진은 2.5 V6 사이클론 엔진으로 교체됐다.

 

 

ⓒhyundai

 

 당시 최고급 세단이었던 뉴 그랜저를 타고 압구정동 거리를 활보했던 오렌지족.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현재 그들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자동차를 타고 있을까. 궁금하다. 

 

[오토놀로지= 조명근 기자] news@autonology.co.kr

 

 

댓글(0)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