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한국에서 서서히 지는 태양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가 지난 1월, 단 1대 판매에 그치는 굴욕을 당했다. 인피니티뿐만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일본차 판매량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활개를 쳤던 일본차. 그들이 한국 땅에서 언제까지 존립할 수 있을까.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않아 한국에서 철수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어 보인다. 

 

 

일본차를 외면하는 냉담한 기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때 일본차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과거 독일차보다 더 많이 팔리며 수입차 모델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 간에 해결하지 못한 가슴 아픈 과거사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반일'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후 상황이 매우 달라졌다. 일본이 자국 이기주의만을 내세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무책임한 태도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일본차 브랜드 이미지에 금이 가는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나라간 감정과 제품 구매는 별개?

단순히 그렇게만 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물론 나라간 과거사 갈등이나 국민 감정이 제품 구매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성에 기반할 뿐 소비에는 다분히 감정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는 한국 소비자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본차 불매는 일시적 감정으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까.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일본차 업계는 지난해 연말 공격적인 할인 및 프로모션 행사를 펼치며 반짝 실적 반등을 기록했지만 올해 1월부터 일제히 판매량이 급락하면서 실적 부진과 업계 불황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일본차가 한국에서 서서히 지는 이유

일본차 말고도 선택지가 많다

 

 또한 일본차가 한국에서 맥을 못추는 이유는 `굳이` 일본차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제는 과거와 달리, 일본차 품질이나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상품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한편으로 일본차 불매 운동이 시발점이 되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수입차 환경의 구도적 한계도 있을 수밖에 없다.

 

 

일본차 판매부진 장기화 국면

한국에서 철수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

 

 올해 1분기(1~3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54,669대(쉐보레 3,810대 포함)로 전년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토요타, 렉서스, 닛산, 혼다, 인피니티 등 일본차 5개 브랜드의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62.2% 감소했다. 또한 지난 4월에도 전월 대비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닛산은 심각한 판매실적 부진으로 한국 철수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한 상황. 그러나 일각에선 미쓰비시, 스바루에 이어 한국에서 철수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일본차 입장에선

한국 시장은 계륵

 

 사실상 일본차 입장에서 보면 한국 시장은 계륵이다. 그다지 가치는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시장 말이다. 전반적으로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수입차 판매는 늘어나고 있지만, 15% 안팎의 수입차 점유율으로 해외 업체에 돌아가는 실적은 크지 않다. 

 

 다만 수익이 크지 않다고 한국시장을 포기하자니 어쩐지 아쉬움이나 부담도 클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떤 시장이라도 비슷하겠지만 특히 자동차 업체는 한 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터.   

 

 

 

 일본차 업계는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묘수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생존이 걸린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는 절박한 심정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그대로 지켜보자는 입장일 수 있다. 그런데 종종 시간은 아무것도 치유하지 못한다. 그저 지나갈 뿐. 

 

 무언가 해결책을 마련하고 싶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그렇다고 무조건 차 값만 깎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닌. 불매운동으로 신차 출시도 어려운. 한국시장에 현재 일본차가 처한 현실이다.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다고 으름장 놓던 일본차. 세상, 많이 달라졌다. 

 

[오토놀로지= 조명근 기자] news@autonolo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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