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한 번쯤 다시 타보고픈 차 BEST 7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기성 세대들이 툭하면 과거 이야기를 하며 자기자랑이나 고리타분한 얘기를 늘어놓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라떼는 말이야". "나 때는 말이야"의 비슷한 발음으로 흔히 과거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따라붙는 문장으로 대표된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역사가 있기 마련. 오래 전 이야기나 과거를 들춰 보면, 평소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이나 생각치 못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느니 그리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러나 불합리하고 부도덕한 일을 "나 때는"이라는 말로 합리화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 

 

 역사학자 `에드워드 핼릿 카(E.H. 카)`가 남긴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격언이 "라떼는 말이야"를 자주 쓰는 이들에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자, 그러면 시대마다 변화를 이끈 추억의 차를 되돌려보며, `차라떼(?)` 한 잔 어떠한가. 단종임에도 한 번쯤 다시 타보고픈 차, 몇 대를 모아 살펴봤다. 

 

 

현대 포니2

(1975~1990년)

ⓒhyundai

 

 뒷 모양이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 간결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등장했던 포니. 한국 최초의 독자생산 모델(혹은 고유모델)로 평가받으며, 이탈리아의 명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75년 12월, 울산공장에서 첫 50대를 시작으로 생산에 들어가 76년 7월, 에콰도르에 해외 첫 출시되었고, 86년 2월에는 국산 승용차 최초로 미국 시장에 판매되며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hyundai

 

 그리고 1982년, 포니2가 등장했는데, 그 당시 한국 경제의 고성장에 힘입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샐러리맨들의 꿈 포니2`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마이카(My car) 시대에 가속도가 붙었다. 5도어 해치백 및 2도어 픽업의 스포티한 외관과 실용적인 실내 구성. 포니2의 인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이어졌고, 특히 캐나다로 수출되며 캐나다 현지 수입차 판매 1위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한 포니 이후 포니 후속인 엑셀 및 프레스토 등 국산차의 미국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 그랜저(1세대/L)

(1986~1992년)

ⓒhyundai

 

 그 이름도 유명한 초대 그랜저. 코드명은 L. 미쓰비시의 고급 세단인 데보네어를 바탕으로 생산됐는데, 선 굵은 클래식함을 강조하며 각지고 중후한 스타일로 등장하자마자 대우 로얄살롱 슈퍼를 뛰어넘어 국내 고급 세단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hyundai

 

 '권위' '장엄'이라는 뜻의 그랜저(Grandeur) 차명도 전반적으로 분위기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세계 누구와의 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을 그런 남다른 포스. 결국 국산 고급 세단 시장의 최강자로 등극한 1세대 그랜저는 길거리에서 간간이 본 게 전부였고 누구나 탈 수 없는 쉽게 가질 수 없는 그런 각자의 향수와 특별함으로 남아있다. 그랜저 이후 현대는 대형차 시장에서 대우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독주를 시작한다. 

 

 

쌍용 무쏘

(1993~2006년)

 

 

 쌍용차를 '랠리의 정복자'로 무쏘를 '파라오의 영웅' '꿈의 4륜 구동차'로 내세웠던 시절. 당시 쌍용 무쏘는 이집트에서 벌어진 1994 파라오 랠리에서 4륜구동 부문 우승 및 종합 2위의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1995 다카르 랠리에서 참가차 247대 중 157대가 탈락했지만 무쏘는 한국 최초로 2대가 공식 완주를 해냈다. 

 

 

 

 파워트레인은 메르세데스-벤츠 엔진으로 602EL 2,874cc 직렬5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95마력(4,000rpm) 최대토크 19.6kg*m(2,400~2,800rpm)의 성능을 발휘했다. 그 때 그 시절, 그랜저보다 고급차로 여겨지던 무쏘. SUV는 시끄럽고 거칠다는 인식을 단번에 날려버리면서, 저소음, 저진동, 저공해는 물론 뛰어난 가속력으로 미래형 다이내믹 스타일을 선보였다. 

 

 

 

현대 티뷰론

(1996~2001년)

ⓒhyundai

 

 스쿠프 이후 현대 스포츠카 계보 2세대의 티뷰론. 현대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가 개발한 콘셉트카 HCD-2가 그대로 뛰쳐나온 듯한 분위기로 그 당시 한국 젊은이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 감동은 가히 포르쉐 이상. 파워트레인 2.0 DOHC 베타 엔진, 그리고 포르쉐와 공동개발한 서스펜션, 전자식 파워스티어링 등을 적용해 2.0 SRX 및 2.0 DOHC 등 2개 모델이 생산됐다. 

 

 

ⓒhyundai

 

 스페인어로 상어를 뜻하는 티뷰론. 화려한 스펙으로 시속 200km를 주파했고, 특히 시속 180km에서도 안정감을 추구하며 스피드에 목마른 청춘들의 드림카로 급부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근육질 몸매와 유선형이 강조된 이 차는 3040 전문직과 사무직 남성들을 판매 타켓층으로 삼아 판매가격은 1,400~1,500만원 대.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호주, 중남미, 싱가포르,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 수출됐다. 2.0리터 배타 엔진은 당시 최고의 물건으로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여전히 특유의 과감한 곡선은 매니아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대우 누비라

(1997~2002년)

ⓒDaewoo Motors

 

 대우자동차에서 1997년 첫 출시한 누비라. 대우가 준중형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던 대표 모델로 출시와 동시에 맹활약을 펼쳤다. 대우 에스페로의 후속 모델로 사실상 글로벌 시장을 타켓한 전략 차종.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신차효과가 사라지자 이내 현대 아반떼에게 크게 밀리며 출시 이후 불과 5년 만에 단종 수순을 밟게 됐다. 

 

 

ⓒDaewoo Motors

 

 물론 1999년 페이스리프트 격인 누리바2를 선보이며 고급 옵션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도 했다. 이른바 준중형차 고급화 전략. 동급 최초로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장착하고 글래스 안테나 및 슈퍼비전 클러스터 등이 적용됐다. 그러나 아반떼 그늘에 가려진 채 빛이 바랬다. '세계를 누벼라'라는 순수 우리말 차명, 누비라.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도 누비라에게 가장 큰 애착을 보일 만큼 그 당시 주목할만한 차 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쌍용 뉴 코란도

(1996~2005년)

 

 프로젝트명 KJ, 3년여 개발 과정을 거쳐 1996년 7월 공식 데뷔한 뉴 코란도. 메르세데스-벤츠의 파워트레인 탑재 및 기존 서스펜션 구성 등은 이전 무쏘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클래식한 정통 지프 스타일을 살리며 숏 바디 오프로더로서 세련되고 경쾌한 스타일을 지향했다. 특히 승용차 못지 않은 승차감은 물론 디젤 엔진으로 낮은 유지비도 장점으로 꼽혔다. 또한 야외 활동에 대한 관심도 늘면서 코란도는 도심과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모델로 급부상했다. 

 

 

ⓒAucklandSsangyong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도심 안으로 끌고 들어온 장본인. 그러나 1997년 IMF 경제위기 속에서 국산차 시장은 급격한 침체에 빠졌고, 2002년 정점으로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한때 젊은이들의 현실적인 드림카 목록에 올랐고 한국의 경제위기와 성장을 함께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향수로 남아있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한국 4WD의 역사.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뉴 코란도의 부활과 리뉴얼 버전을 기다릴 만큼, 이 차는 한국인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대우 마티즈

(1998~2011년)

ⓒDaewoo Motors

 

 1998년, 사실상 IMF 외환위기 속에서 경차는 날개를 단 듯이 굉장히 잘 팔렸다. 가히 폭발적인 출하량. 티코의 뒤를 이을 막중한 임무를 받은 마티즈는 대우의 야심작으로 꼽혔는데,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판매는 급상승, 경영난에 처한 대우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Daewoo Motors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 아토스와 기아 비스토의 도전장도 손 쉽게 이겨내면서, 그 당시 경차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견고히 누렸다. 여담으로 대우 마티즈 이후 현대는 경차 사업에서 손을 떼고 경차 판매권을 기아로 이관했다. 크기가 작고, 저렴한 가격이지만, 경차도 더 이상 값싸 보이는 차가 아니라는 인식을 단숨에 심어 준 마티즈. 지난 2011년 단종됐고, 현재 마티즈를 계승하는 모델로 쉐보레 스파크가 출시되고 있다. 

 

[오토놀로지= 조명근 기자] news@autonolo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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