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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중국 리브랜딩,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을 예고하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 아우디(Audi)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네 개의 링’으로 대표되던 아우디 로고가 이제는 ‘AUDI’라는 네 개의 대문자로 새롭게 태어났다.

‘네 개의 링’에서 ‘네 개의 문자’로

아우디의 상징인 ‘네 개의 링’은 1930년대 초반 독일의 네 개 자동차 회사가 통합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회사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아우디의 탁월함 추구’, ‘유산의 영원한 상징’, ‘과거, 현재, 미래의 연결’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상징과의 작별을 선언한 아우디는 지난달 상하이 오토쇼에서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발표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SAIC과의 합작으로 탄생한 ‘AUDI’는 중국 시장을 위한 전용 브랜드로, 첫 번째 콘셉트 모델인 ‘AUDI E’는 젊은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첨단 전기차(EV)다. 아우디 중국 브랜드 및 마케팅 책임자인 라훌 아후자는 이를 두고 “더 대담하고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했다”며 “더 역동적이고 유쾌한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도전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국가의 강력한 지원과 성장하는 중산층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중국 내 생산을 중단했으며, 현대자동차와 포드는 공장 운영을 축소하거나 폐쇄했다.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중국 시장에서 올해 판매량이 거의 20% 감소하며, 50억 달러 규모의 자산 평가절하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 그룹도 올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10% 감소하며, 글로벌 판매 실적과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장 지역 공장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화 속에서의 생존 전략

아우디는 중국에서 이미 9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후자는 “유산을 훼손하고 싶지 않다. 대신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네 개의 링’ 브랜드와 함께 새로운 ‘AUDI’ 브랜드를 병행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한 로고 변경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역동적 변화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 취향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 도로 위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19년, BMW가 대형 키드니 그릴 디자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당시, BMW 그룹 디자인 디렉터인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는 “젊고 외향적인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아우디의 리브랜딩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By 박지윤 (Park Ji-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