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새로운 양산 모델을 선보였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차량들은 기존 아우디가 아닌, 지난해 새롭게 발표된 중국 전용 서브 브랜드 ‘AUDI’의 첫 번째 모델이다.
AUDI의 첫 모델은 ‘E5 스포트백’이다. 이 차량은 기존 아우디 Q5와 같은 모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독일 아우디 디자이너들과 중국 엔지니어들이 공동으로 설계한 이 전기차는, 중국 시장 특유의 하이테크와 스타일을 강조한 장거리 주행 EV로 탄생했다.
아우디 AG 경영이사회 의장 게르노트 되얼너(Gernot Döllner)는 “중국 전용 브랜드 AUDI를 통해 새로운 경계를 넓혀가고 있다”며 “E5 스포트백은 아우디의 최고의 가치를 중국 고객을 위해 새롭게 재해석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E5는 ‘아우디’가 아닌 첫 번째 ‘AUDI’ 모델이며, 동시에 신형 ‘Advanced Digitized Platform’을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차량이다. 전장은 약 4,880mm, 높이는 약 1,473mm로, 지난해 11월 공개된 컨셉트 모델과 비슷한 크기를 갖췄다.
이 모델은 후륜 구동과 아우디 특유의 듀얼 모터 콰트로 시스템을 포함해 총 네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제공된다. 전면 그릴에는 익숙한 네 개의 링 엠블럼이 없지만, 전기 모터 시스템은 최고 776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WLTC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약 770km에 달한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변화가 엿보인다.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동그란 휠 아치와 기존 싱글프레임 그릴과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그릴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차량의 그릴 역할을 하는 ‘차이나 스페셜’ 라이트 시그니처다. 1,000개 이상의 개별 광원이 정밀하게 빛을 조절해 야간 안전성을 높이며, 영역별 점등 및 디밍 기능도 갖췄다.
실내는 몰입형 스피커, 숨겨진 에어벤트, 그리고 도심 속 평온함을 제공하는 방향 디퓨저까지 갖춘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완성됐다. 기존 아우디 모델들보다 훨씬 부드럽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새로운 ‘AUDI OS’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퀄컴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칩 덕분에 1초에 300억 번 연산이 가능한 고속 성능을 자랑한다. 27인치 4K 디스플레이는 사용자 맞춤형 설정이 가능하며, 얼굴 인식을 통해 앱 스토어 접속과 OTA 업데이트도 지원한다.
주행 성능은 독일 본사의 엔지니어들이 직접 개발했다. 사륜 조향 시스템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아우디다운’ 주행 감각을 살렸다는 평가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총 29개의 센서를 탑재한 라이다 기반 시스템은 복잡한 도시 주행을 지원하며, 특히 삼륜차와 배달 오토바이 등 중국 도심 특유의 교통 상황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차량이 주차장을 기억해 다음 주차 때 경로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기능도 지원한다.
AUDI는 E5에 이어 2026년과 2027년에 추가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이번 AUDI 프로젝트를 “역대 최대 규모의 제품 이니셔티브”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우디는 2025 상하이 모터쇼에 E5 외에도 A5L, A5L 스포트백, Q5L, A6L e-트론 등 네 가지 롱휠베이스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A5는 휠베이스가 76mm, Q5는 124mm, A6는 132mm 늘어나, 공간을 중시하는 중국 시장의 수요에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