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터보 하이브리드로 805km 주행
XJ 오마주한 각진 디자인

전설적인 이름이 돌아왔다. 2023년,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조용히 단종되었던 지프 체로키가 3년의 공백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을 선언했다.
2026년형으로 공개된 신형 체로키는 단순한 풀체인지 모델이 아니다. 이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희미해졌던 ‘정통 오프로더’의 유산을 되찾고, 동시에 하이브리드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면으로 껴안아 가장 치열한 중형 SUV 시장의 왕좌를 되찾겠다는 지프의 야심 찬 출사표다.

신형 체로키의 가장 큰 변화는 역설적으로 ‘과거로의 회귀’에서 시작된다. 외관은 현대적 SUV의 개념을 정립했던 80년대의 명차 ‘체로키 XJ’를 강하게 오마주했다.
이전 세대의 둥근 인상 대신, 차체 전체를 지배하는 각지고 단순한 선들은 강인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지프의 상징인 세븐-슬롯 그릴과 박스형 LED 헤드램프는 타협 없는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며, 군용 제리캔에서 영감을 얻은 독창적인 테일램프 디자인은 디자인 서사를 완성한다.

이러한 헤리티지는 험로 주파 능력에서 정점을 찍는다. 동급 최고 수준인 접근각 19.6도, 이탈각 29.4도와 203mm의 넉넉한 최저지상고는 신형 체로키가 단순한 ‘도심형 흉내 내기’가 아님을 증명한다.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I 4×4 시스템과 네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 셀렉-터레인 기능은 어떤 주행 환경에서도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부여한다.

강력한 헤리티지를 품었지만,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현대적이다. 2026 지프 체로키는 스텔란티스의 북미 시장 첫 사례이자 지프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1.6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 1.08kWh 배터리가 결합된 이 시스템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아닌, 일상 주행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직렬형 하이브리드다. 최고출력 210마력, 최대토크 31.8 kgf·m의 힘을 발휘하며, 0-96km/h 가속을 8.3초 만에 끝낸다.
놀라운 것은 효율성이다. 복합연비는 약 15.7 km/L(37 mpg)에 달하며, 한 번의 주유로 최대 805km(500마일)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일상의 경제성과 장거리 여행의 편의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수치로, ‘기름 많이 먹는 오프로더’라는 지프의 오랜 편견을 완전히 깨부수는 혁신이다.

신형 체로키의 뼈대는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STLA Large 플랫폼이다. 이 덕분에 휠베이스가 이전보다 152mm나 길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넓어진 실내 공간과 30%나 증가한 적재 용량으로 이어졌다.
실내는 ‘헤리티지’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최신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며, 유커넥트 5 시스템은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완벽한 연결성을 제공한다.

로터리 타입 기어 셀렉터를 적용해 확보한 넉넉한 센터 콘솔 수납공간은 지프 특유의 실용성을 엿보게 한다. 여기에 레벨 2 수준의 반자율 주행 기능인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를 비롯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대거 탑재되어 가족을 위한 SUV로서의 안전성도 놓치지 않았다.

신형 체로키의 전략은 명확하다. 토요타 RAV4, 현대 싼타페 등 경쟁 모델들이 ‘도심 친화적 주행’에 초점을 맞출 때, 체로키는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패밀리 SUV’와 ‘타협 없는 정통 오프로더’라는 두 얼굴을 모두 만족시키려 한다.
이는 “평일에는 편안한 출퇴근 파트너, 주말에는 험난한 자연을 탐험하는 모험가”를 꿈꾸는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독보적인 포지션이다.

2025년 말 북미에서 판매를 시작할 신형 체로키의 가격은 약 3만 8,990달러(약 5,350만 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시장에는 2026년 이후 도입이 예상되며, 가격대는 7~8천만 원 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3년의 와신상담 끝에 돌아온 체로키가 과연 지프의 영광을 재현하고 중형 SUV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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