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 익스텐더 탑재
3천만원대 대형 오프로드 SUV

자동차 시장의 오랜 공식이 깨졌다. ‘거대한 차체는 기름 먹는 하마’라는 상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리터당 75.2km라는 비현실적인 연비를 자랑하는 5미터급 대형 오프로드 SUV가 등장했다.
중국 체리자동차의 젊은 전기차 브랜드 아이카(iCar)가 공개한 iCar V27은 크기와 효율, 스타일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시장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인증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iCar V27의 핵심은 단연 압도적인 효율성이다. WLTC 기준 연료 소비량이 100km당 1.33리터, 이를 환산하면 리터당 약 75.2km에 달한다.
국산 대형 가솔린 SUV의 평균 연비가 8~9km/L, 최신 하이브리드 모델조차 13km/L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히 혁명적인 수치다. 전장 5,055mm, 공차중량이 최대 2.3톤에 달하는 거구에서 이러한 효율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기술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한다.

이 마법 같은 연비의 비밀은 ‘레인지 익스텐더(EREV)’ 시스템에 있다. iCar V27의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154마력)은 바퀴를 직접 굴리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며, 실제 구동은 전적으로 강력한 전기 모터가 담당한다.

덕분에 엔진은 항상 가장 효율적인 구간에서만 작동할 수 있어 연료 소모를 극단적으로 줄인다. 아직 배터리 용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순수 전기로만 최대 200km(CLTC 기준)를 주행할 수 있어 일상적인 주행은 전기차처럼, 장거리 여행은 충전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다.

기술적 혁신은 G클래스와 디펜더를 연상시키는 강인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에 담겼다. 각진 실루엣과 원형 헤드a램프, 두툼한 블랙 범퍼는 정통 오프로더의 감성을 물씬 풍긴다.
휠베이스는 2,910mm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예고하며, 후면에는 스페어타이어나 실용적인 수납 컨테이너를 선택해 장착할 수 있어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한다.

iCar V27의 등장은 중국 EREV SUV 시장의 절대 강자인 리샹(Li Auto)에 대한 체리자동차의 강력한 선전포고다. 시장의 벤치마크인 리샹 L8은 전장 5,080mm의 유사한 체급에 42.8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339,800위안(약 6,300만 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iCar V27의 예상 시작 가격은 20만 위안(약 3,900만 원)으로, 거의 2,400만 원이나 저렴하다. 이는 중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REV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직 전기 모터의 상세 출력과 정확한 배터리 용량 등 공개되지 않은 정보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리터당 75.2km’라는 단 하나의 숫만으로도 iCar V27은 올해 4분기 출시와 동시에 시장의 모든 이목을 집중시킬 것임이 분명하다.
크기와 효율은 더 이상 양립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님을 증명한 iCar V27이 자동차 시장의 오랜 통념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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