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필랑트, E-Tech 하이브리드로 국내 상륙
세단과 SUV 경계 지운 크로스오버 디자인
가성비 대신 가치 내세운 4천만 원대 가격표

국내 중형 SUV 시장은 오랜 기간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가 양분해왔다. 쏘렌토는 지난해 연간 10만 2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10만 대 고지를 넘어섰고, 두 모델의 독주 체제는 견고해 보였다.
그러나 르노코리아가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를 공개하며 사전계약 7,000대를 돌파하는 심상치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신차 효과로 보기 어려운 수치다.
르노 필랑트, 이름 뜻에 걸맞는 크로스오버 디자인

필랑트는 전장 4,915mm, 전폭 1,890mm, 전고 1,635mm, 휠베이스 2,820mm의 차체를 갖췄다. 쏘렌토(전장 4,815mm)나 싼타페(전장 4,830mm)보다 길면서도 전고는 확연히 낮아, 시각적으로 훨씬 날렵하고 안정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한국과 프랑스 디자인 센터가 협업해 탄생시킨 외관은 ‘별똥별’이라는 차명처럼 후면으로 갈수록 날렵해지는 유려한 루프 라인이 특징이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리어 스포일러가 존재감을 더한다. 전면에는 일루미네이티드 로장주 엠블럼과 그릴 라이팅이 적용되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강조했다.
쏘렌토·싼타페 위협하는 250마력 E-Tech 하이브리드

심장에는 르노의 E-Tech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1.5리터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0kW 구동 모터, 60kW 시동 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최고 출력 250마력을 발휘하며, 이는 235마력인 쏘렌토·싼타페 하이브리드보다 소폭 높다.
공인 복합 연비는 15.1km/L이며, 1.64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와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조합은 역동적 성능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 덕분에 SUV임에도 세단급 정숙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성비 대신 가치 내세운 가격 전략

트림별 가격은 테크노 4,331만 원, 아이코닉 4,696만 원, 에스프리 알핀 4,971만 원이며, 1,955대 한정 런칭 에디션 에스프리 알핀 1955는 5,218만 원이다. 3천만 원대 후반에서 시작하는 쏘렌토·싼타페 하이브리드 대비 약 400만 원가량 높게 책정된 셈이다. 르노코리아는 ‘가성비’ 대신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다.
전 트림에 34가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되며, 아이코닉 트림 이상에는 1.1㎡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탑재된다. 뒷좌석 무릎 공간 320mm, 3개의 12.3인치 디지털 스크린 등 플래그십다운 구성도 빠짐없이 담겼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를 단순한 신차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전략 모델로 정의한다. 부산공장에서 전량 생산되며, 추후 아시아·중동·중남미 시장으로 수출도 계획돼 있어 한국이 글로벌 생산 거점이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격 프리미엄에 거부감이 없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다만 실제 고객 인도 이후 쌓일 실주행 평가가 장기 흥행의 진짜 관문이 될 전망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