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차세대 전기차 ‘ID. 에라 9X’ 공개
EREV 방식의 중국 전용 대형 SUV
21.4인치 천장 스크린과 AI 콕핏으로 실내 경험 강화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플래그십 SUV로 승부수를 던졌다. 전동화 전략의 무게추가 빠르게 이동하는 중국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상하이폭스바겐이 새로운 전기차 서브브랜드 ‘ID. 에라’를 앞세워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 첫 번째 모델이 바로 ID. 에라 9X다. 지난 1월 외장 디자인을 먼저 공개한 뒤 3월 5일 닝보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으며, 3월 30일부터 사전 판매에 돌입했다.
전장 5,207mm에 달하는 차체와 EREV(주행거리 확장형) 방식을 앞세워 중국 프리미엄 SU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레인지로버를 넘어선 차체, 공기저항은 오히려 줄였다

ID. 에라 9X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압도적인 크기다. 전장 5,207mm, 전폭 1,997mm, 전고 1,810mm로 레인지로버 5세대(5,052mm)와 BMW X7(5,151mm)을 모두 뛰어넘는 풀사이즈 차체를 갖췄다.
3,070mm에 달하는 롱 휠베이스 덕분에 3열 레그룸은 750mm 이상을 확보했으며, 트렁크 용량도 전 좌석 사용 시 810L, 3열을 접으면 1,800L 이상으로 늘어난다. 128L 용량의 파워 개폐식 프런트 트렁크까지 갖춰 실용성을 극대화한 셈이다.
여기에 공기저항계수 0.253 Cd를 구현해 동급 최저 수준을 달성했는데, 이는 주행거리 확보와 고속 정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치다. ‘사각형과 원형의 조화’라는 디자인 철학을 내세운 외관은 단순한 미감을 넘어 효율까지 잡은 구성이다.
1,000km를 거뜬히 넘기는 EREV 파워트레인의 비밀

ID. 에라 9X는 순수 전기차가 아닌 EREV 방식을 채택했다. 1.5리터 터보 엔진(141hp)이 차륜을 직접 구동하지 않고 오직 발전기로만 작동하며, 실제 주행은 전기모터가 전담한다. 열효율 40%를 달성한 이 엔진 덕분에 전 트림에서 EREV 모드 총 주행거리 1,000km를 거뜬히 넘긴다.
트림 구성은 총 3가지로, 기본 RWD 트림은 51.1kWh LFP 배터리와 220kW(295hp) 후륜 모터를 탑재해 CLTC 기준 267km를 주행한다.
65.2kWh NMC 배터리를 얹은 두 번째 RWD 트림은 CLTC 기준 400km 이상의 순수 전기 주행이 가능하며, 최상위 AWD 트림은 후륜 220kW에 전륜 160kW를 더해 합산 380kW(510hp)의 출력을 발휘한다. 800V 고속 충전도 지원해 급속 충전 대응력까지 갖췄다.
21.4인치 천장 스크린이 만드는 이동형 거실

실내는 ‘이동하는 럭셔리 공간’을 지향하는 구성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15.6인치 UHD 스크린이 독립적으로 배치되고, 2·3열 탑승객을 위해 21.4인치 폴더블 실링 마운트 스크린이 천장에 설치됐다.
비활성 상태에서는 내장재와 일체화되는 스마트 서피스 기술도 적용됐다. 앰비언트 라이팅은 128가지 다이내믹 컬러를 4구역으로 나눠 제어하며, 1.8m² 전기변색 파노라마 루프가 개방감을 더한다.

AI 콕핏은 멀티모달 방식으로 4개 구역에서 독립적인 음성 인식이 가능하고, 사투리와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작동하며 웨이크워드 응답 속도는 0.5초 이내다.
2열 다이나믹 제로 그래비티 시트는 12L 에어백을 내장해 원터치로 팽창하며, 120도 리클라인과 레그레스트를 갖춘 항공기 비즈니스석 수준의 착좌감을 제공한다.
지커·리오토와의 정면 대결 예고

ID. 에라 9X가 맞닥뜨릴 경쟁자는 만만치 않다. 전장 5,239mm의 지커 9X와 중국 대형 패밀리 SUV 시장을 주도해온 리오토 L9이 직접적인 경쟁 상대다. 두 모델 모두 중국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로컬 브랜드라는 점에서 폭스바겐에게 이번 도전은 결코 쉽지 않다.
사전 판매 가격은 기본 트림 22만 9,900위안(약 4,370만 원 추정)부터 AWD 최상위 트림 25만 9,900위안(약 4,940만 원 추정)으로 책정됐다. SAIC와 폭스바겐그룹은 합작 계약을 2040년까지 연장하기로 확정한 상태이며, ID. 에라 9X는 그 전동화 전략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가 설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 한 대의 플래그십 모델이 그 답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향후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프리미엄 대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실차 공개 이후 지커 9X, 리오토 L9과의 직접 비교가 유효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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