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 오프로드 SUV 시장의 정점을 겨냥한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성능과 극한 오프로드 능력을 동시에 갖춘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오랫동안 그 기준을 제시해온 브랜드로, 이번에 선보인 OCTA 블랙은 디펜더 110을 기반으로 한 최상위 라인업이다.
가격은 2억 4,547만 원. 4.4L V8 트윈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만드는 635마력과 최대토크 76.5kg·m, 그리고 공차중량 2,665kg의 대형 차체를 0-100km/h 4.0초에 밀어내는 이 모델이 온로드와 오프로드 양쪽에서 어떤 성격을 보이는지 시승으로 확인했다.
제로백 4초대 돌파한 2톤 디펜더 OCTA 블랙

디펜더 OCTA 블랙의 차체 제원은 전장 5,003mm, 전폭 2,064mm, 전고 1,995mm, 휠베이스 3,023mm다. 대형 SUV 범주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수치로, 공차중량 2,665kg은 이 차가 얼마나 무거운 무게를 얹고 달리는지를 말해준다.
그런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4.0초다. 635마력, 76.5kg·m의 최대토크가 그 간극을 메운다. 온로드에서 이 무게를 제어하는 것은 6D 다이내믹스 에어 서스펜션이다. 고속 코너링 구간에서 롤링과 피칭을 억제하며, 2.6톤이 넘는 차체임에도 세단에 준하는 주행 안정감을 만들어낸다.
전면 400mm, 후면 365mm 대구경 브렘보 모노블록 캘리퍼가 제동을 담당하며, 강한 가속만큼이나 제동 성능도 이 차의 균형을 유지하는 축이다.
오프로드의 한계 밀어내는 랜드로버

OCTA 블랙이 온로드 고성능 SUV에서 멈추지 않는 이유는 오프로드 수치에 있다. 에어 서스펜션 최대 지상고 323mm는 일반 디펜더보다 28mm 높으며, 최대 1,000mm 수심 도강이 가능하다. 진흙, 암석, 자갈, 수심이 깊은 수로를 구동력 손실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설계다.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어댑티브 오프로드 크루즈 컨트롤이 개입해 차속을 약 3km/h로 자동 유지한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조작 없이 경사를 내려올 수 있어 극한 지형에서 조작 부담을 줄인다.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는 차량 하부 지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보이지 않는 지면 상태를 파악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힐 디센트 컨트롤은 이번 세대에서도 유지됐다.
주행 몰입감 높이는 실내 디자인

오프로드 성능과 대비되는 것이 실내다. 바디 앤 소울 시트는 머리디언 서라운드 시스템의 오디오 사운드를 물리적 진동으로 변환해 탑승자에게 전달하는 햅틱 방식으로, 청각과 촉각을 동시에 자극해 실내 몰입감을 높인다.
나르비크 블랙 전용 외장에 맞춰 실내는 에보니 세미 아닐린 가죽으로 마감됐으며, 13.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각종 차량 기능을 통합 제어한다.

유지비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도심 연비 6.3km/L, 고속도로 8.1km/L는 4.4L V8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결과로, 일상적인 유류비 부담이 적지 않다.
전장 5,003mm, 공차중량 2,665kg에 맞는 주차 공간 확보도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635마력의 성능과 극한 오프로드 능력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라면 OCTA 블랙은 현재 이 범주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선택지 중 하나이지만, 그 무게는 가격표 이상으로도 체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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