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내일이 더 싸네?”… 10월부터 시행되는 주유소 ‘내일 가격 표시제’에 소비자들 환호성

10월 1일부터 고속도로 주유소 100곳에서 당일과 내일 기름값을 함께 표시하는 '내일 가격 표시제'가 시범 도입된다. 소비자들은 미리 가격 변동을 확인해 주유 시점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by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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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름값, 미리 확인하세요
다음 달부터 고속도로 주유소 ‘내일 가격 표시제’ 시범 도입
소비자들은 환호, 주유소들은 우울

주유소 내일 가격 표시제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일같이 변동하는 기름값은 운전자에게 풀기 어려운 숙제와 같았다. 오늘 주유를 마쳤는데 다음 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하루만 망설였을 뿐인데 급등한 가격표 앞에서 후회하는 일은 흔한 경험이었다.

이는 소비자가 당일 가격 정보 외에는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의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성’ 문제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한 제도적 실험에 나선다.

고속도로 주유소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0월 1일부터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100곳에서 ‘내일 가격 표시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제도는 주유소 가격표에 당일 판매 가격과 바로 다음 날 적용될 가격을 함께 게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운전자는 이제 가격 변동을 미리 예측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주유 시점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내일 가격이 리터당 50원 오를 것으로 예고되면 퇴근길에 미리 주유하고, 반대로 가격이 내릴 예정이라면 하루 이틀 주유를 미루는 합리적 소비 패턴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어느 주유소
노르웨이의 어느 주유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정책은 이미 해외에서 그 효과를 일부 입증한 바 있다. 호주와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는 정부나 관련 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웹사이트, 모바일 앱을 통해 주유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유리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주유소 간 가격 담합과 같은 불공정 행위를 억제하고 건전한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부수 효과까지 낳았다. 한국은 국제 유가와 세금 비중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주유소
주유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도 도입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명확하다. 특히 장거리 운행이 잦은 화물차 기사나 영업직 운전자처럼 유류비가 생계와 직결되는 계층에게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9월 11일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725원을 넘어선 고유가 상황임을 고려하면, 단 몇십 원의 가격 차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김형건 경제학 교수는 “미래 가격 정보 제공은 시장 마찰을 줄이는 전형적인 미시경제학적 해법”이라며, “소비자가 각자의 상황에 맞춰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함으로써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제도의 의의를 평가했다.

주유소
주유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론 넘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가격 인상이 예고된 날 저녁에는 특정 주유소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국제 정세나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예측했던 내일 가격이 실제와 달라질 경우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매일 다음 날 가격을 산정하고 공지해야 하는 주유소의 행정적, 관리적 부담 증가 역시 현실적인 문제다. 정부는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이러한 문제점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보완책을 마련하여 소비자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 주유소
국내 주유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내일 가격 표시제’ 시범 도입은 단순히 기름값을 미리 알려주는 편의 제공을 넘어, 소비자를 시장의 수동적인 참여자에서 능동적인 의사결정 주체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시작되는 이 작은 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전국 일반 주유소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에너지 가격 관리 시스템 전반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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