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슈퍼카에 붙어 있던 ‘황금번호판’, 공무원이 빼돌렸다니

광주 서구청 공무원들이 선호도 높은 자동차 번호판을 빼돌려 외제차 등에 불법 배정한 사실이 감사로 적발되어 경찰 수사를 받습니다.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자동차 번호판 가운데 숫자가 반복되거나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이른바 ‘황금번호’를 향한 수요는 꾸준하다. 차주가 원하는 번호를 얻으려면 무작위 추출된 10개 번호 중 하나를 고르는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광주광역시 서구청 교통행정과 차량등록팀에서 전·현직 실무 공무원들이 황금번호를 조직적으로 확보해 특정 차량에 배정해온 사실이 내부 감사로 드러났다. 서구청은 2026년 6월 17일 브리핑을 열어 관련 조치를 발표하고 경찰 수사 의뢰 방침을 공식화했다.

선호 번호 노린 조직적 확보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황금번호는 4자리 숫자가 모두 같은 번호(5555·4444·9999·7777 등), 세 자리가 같은 번호(6999·8880 등), 천 단위·백 단위 번호(9000·5000 등), 그리고 특별한 상징을 지닌 번호(1004·9111·7979 등)를 아우른다. 이런 번호는 무작위 추출 방식 특성상 확률이 낮아 차주가 원하는 대로 받기가 어렵다.

적발된 공무원들은 이 점을 이용했다. 일반 민원인 차량에 황금번호가 무작위 추출되면 우선 등록한 뒤 직권으로 등록을 취소하거나, 경정 등록·유보 처리를 반복해 해당 번호를 재활용 가능한 상태로 묶어두는 방식을 썼다. 영업용 차량에만 허용되는 특수 지정 절차를 악용해 번호를 확보한 사례도 확인됐다.

3년간 25만 건 감사, 346대에 불법 배정

광주 서구청
광주광역시 서구청 / 사진=광주광역시 서구청

서구청은 2026년 1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황금번호 특혜 의혹 민원을 접수한 뒤, 같은 해 2월부터 5월까지 교통행정과 차량등록팀 직원 16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 징계 시효를 고려해 최근 3년치 자동차번호 등록 내역 약 25만 건을 전수 검토했다.

그 결과 약 350건이 무작위 추출 뒤 선택 방식 규정을 어기고 담당자가 번호를 직접 입력한 사례로 확인됐다. 사전에 확보한 특정 번호가 346대 차량에 배정된 것으로도 파악됐다. 빼돌린 황금번호는 등록대행업체 2곳에 10개 단위로 제공됐으며, 최종적으로 외제차나 국산 고급차에 집중 배정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14명 징계·수사 의뢰, 식사 접대도 확인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감사에서 황금번호 불법 확보·배정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전·현직 공무원 및 공무직은 총 14명이다. 이 가운데 공무원 6명은 징계 의결 요구 대상이 되며, 공무직 4명은 공무원에 준하는 징계 의결 요구를 받는다. 나머지 4명은 훈계·주의 처분 대상이다.

5명은 차량 등록대행업체로부터 저녁 식사 등 접대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감사 결과 금품 수수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지자체 감사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 계좌 추적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한 만큼, 서구청은 자동차관리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부서장과 팀장은 개별 번호 배정 내역을 보고받지 않아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도 허점 드러나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자동차 번호판 ‘황금번호’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감사담당관은 3년 치 기록만 조사 대상으로 한정한 만큼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실제로 해당 번호들이 사전에 묶이면서 일반 시민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호 번호를 받을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피해는 단순한 행정 위반에 그치지 않는다.

황금번호 배정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이 공무원 개인의 일탈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논의가 불가피해 보인다.

번호 배정 이력의 투명한 공개, 직권 취소·경정 등록에 대한 상위 결재 의무화 등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 경찰 수사를 통해 금품 수수 등 추가 비위 여부가 규명될 경우, 이번 사건의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체 댓글 1

  1. 태무에물품을구매하고싶어도
    뭐제시하는것이많은지70세된
    구매자로서어지러워서구매를
    못하겠근요

    답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