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불 끄는 시대 끝났다”… 군용 장갑차를 소방 장비로 바꾼 국내 기업의 놀라운 ‘기술력’

현대차그룹이 군용 장갑차 HR-셰르파를 기반으로 개발한 무인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기증했다. 향후 총 100대까지 보급해 소방관의 위험한 현장 진입을 대신할 예정이다.

by 김하나 기자

댓글 0개

입력

수정

현대차그룹, 무인소방로봇 4대 소방청 보급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기반 민간 적용
방수포·자체분무시스템·열화상카메라 원격제어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방관의 화재 현장 진입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현실로 구현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 2월 24일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기증식을 열고 무인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전달했다.

최근 10년간 화재 현장에서 사상하거나 순직한 소방관이 1,802명에 달하는 만큼, 이번 기증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현장 안전 체계의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인소방로봇, 방산 기술 민간 적용한 HR-셰르파

HR-셰르파 기반 무인소방로봇
HR-셰르파 기반 무인소방로봇 / 사진=현대자동차

이번 무인소방로봇의 기반은 현대로템이 개발한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다. 군사 목적으로 설계된 플랫폼을 소방 임무에 맞게 재설계한 것으로, 방산 기술이 재난 대응에 접목된 스핀오프 사례로 평가된다. 전동화 구동 방식이어서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으며, 밀폐된 실내 화재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회복지원차 10대, 2024년 EV 드릴 랜스 250대에 이어 이번 무인소방로봇까지 꾸준히 소방 장비 기증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로봇 보급은 기존 유인 장비 중심의 지원과 달리 완전 무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화재진압·로봇보호·열화상 기능까지 장착한 인명 구조 장비

HR-셰르파 기반 무인소방로봇
HR-셰르파 기반 무인소방로봇 / 사진=현대자동차

무인소방로봇의 핵심은 두 가지 기술에 있다. 하나는 전면부에 장착된 방수포로, 직사와 방사 두 가지 모드로 전환되며 원격 조작으로 화세를 제어한다. 다른 하나는 자체 분무 시스템으로, 차체 외부에 수막을 형성해 고열 환경에서도 로봇이 화염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짙은 연기와 불길 속에서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외선 센서 기반 시야 개선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가 함께 탑재됐다.

소방관은 안전 거리 밖에서 무선 원격 제어와 실시간 영상 전송을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로봇을 조종한다. 위험 구역에 로봇이 먼저 진입해 화세를 억제한 뒤 소방관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 총 100대 확대 보급으로 소방 현장 안전망 구축

무인소방로봇 전달식
무인소방로봇 전달식 / 사진=현대자동차

이번 1차 기증된 4대는 수도권과 영남 각 1대씩 우선 배치되며, 2026년 3월 초에는 경기·충남 지역에 2차 배치가 예정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총 100대까지 보급을 확대할 계획으로, 전국 주요 소방서로의 단계적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증식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성 김 부회장,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김승룡 소방청장이 참석했다.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경호임무를 수행한 HR-셰르파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경호임무를 수행한 군용 HR-셰르파 / 사진=현대자동차

소방 현장에서 로봇이 선봉에 서는 시대가 시작됐다.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가서는 안 되는 곳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이번 기증의 의미는 대수보다 방향에 있다.

100대 보급이 완성되는 시점에 전국 소방 현장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그 변화가 주목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