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자동차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BYD를 비롯한 중국 로컬 브랜드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사이, 현대차는 전면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기술·제품·서비스·디자인부터 모델명과 충전 인프라까지, 중국 시장을 위한 별도의 판을 새로 짜는 수준이다.
그 출발점으로 현대차는 2026년 4월 7일부터 10일까지 베이징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아이오닉 브랜드 중국 론칭 행사를 열고, 세단형 비너스 콘셉트(VENUS Concept)와 SUV형 어스 콘셉트(EARTH Concept)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두 콘셉트카는 4월 24일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실물 전시에 들어갈 예정이다.
‘디 오리진’, 트렌드 추종 아닌 독자 방향성

두 콘셉트카에 적용된 중국 전용 디자인 언어는 ‘디 오리진(The Origin)’이다. ‘기원’을 뜻하는 이름처럼,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는 대신 독자적인 방향성을 구현한다는 것이 핵심 개념으로, ‘최고의 첫인상(Best in First Impression)’을 구현 목표로 내세웠다.
비너스 콘셉트는 래디언트 골드(Radiant Gold) 외장 컬러로 세단 특유의 우아함을 표현했으며, 어스 콘셉트는 오로라 실드(Aurora Shield) 컬러로 SUV의 강인한 존재감을 살렸다. 중국 현지 시장을 위한 행성 모티브 네이밍 체계도 이번에 함께 공개됐는데, 기존 아이오닉 숫자 네이밍과 차별화된 별도의 체계로 운영된다.
EREV와 자율주행, 현지 맞춤 기술로 승부

디자인뿐 아니라 파워트레인과 기술도 중국 시장에 맞춰 새로 구성했다. 현대차는 이번 전략의 일환으로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기술을 도입한다. EREV는 내연기관 발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중국 지방 도시와 장거리 구간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Momenta)와 협업해 레벨2에서 레벨2+ 자율주행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협업은 현대차 본사 직접 계약이 아닌,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주체다.
WCA 3년 연속 고성능 석권, 브랜드 신뢰는 이미 증명

아이오닉 브랜드는 2020년 출범 이후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연속 수상 기록을 쌓아왔다. 아이오닉 5가 2022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전기차·디자인 3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아이오닉 6도 2023년 같은 부문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고성능 부문에서는 아이오닉 5 N이 2024년 수상했고, 아이오닉 6 N이 2026년 BMW M2 CS와 쉐보레 콜벳 E-Ray를 제치고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로 선정되며 현대차그룹의 고성능 부문 3연속 석권을 완성했다. 브랜드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된 셈이다.

세계 무대에서 쌓은 신뢰와 현지화된 전략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글로벌 수상 이력보다 현지 브랜드 친숙도를 더 중시하는 시장인 만큼, 콘셉트카에서 양산차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 완성도가 실질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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