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타격이 심하다고?”… 현대차그룹 상반기 전기차 수출 88% 급감, 그 이유는 ‘이것’

현대차그룹의 올해 1~5월 대미 전기차 수출이 전년 대비 88% 급감한 7,156대를 기록했다. 현지 생산 전환과 판매 부진, 세액공제 폐지 우려가 겹친 삼중고로 국내 전기차 생산기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by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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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대미 전기차 수출 88% 증발
현지생산 전환·판매 부진·세액공제 폐지 ‘삼중고’
국내 생산기반 ‘빨간불’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전기차 수출 급감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전기차 수출 급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행 전기차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다. 2025년 들어 5월까지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88%나 증발하며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관세를 피하기 위한 현지 생산 전환뿐 아니라, 현지 판매 부진과 정책 리스크까지 겹친 ‘삼중고’의 결과로, 국내 전기차 생산 생태계에 강력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 / 사진=현대자동차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5월 미국에 전기차 7,156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9,705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이러한 급감의 배경에는 우선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본격 가동이 있다. 25%에 달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대 아이오닉 5, EV9 등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아 EV3
기아 EV3 / 사진=기아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생산지 이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워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차 4만 4,555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이 5.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결국 수출 물량을 현지 생산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전체 판매량까지 동반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실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실내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망은 더욱 어둡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시행으로 기존의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이 오는 9월 말 조기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기대했던 우리 기업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액공제가 폐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최대 4만 5천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약 2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막대한 규모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대미 수출 절벽은 곧바로 국내 생산 기반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기준, 미국은 현대차그룹 전체 전기차 수출의 36%를 차지한 최대 시장이었다. 수출길이 막히자 현대차는 아이오닉 5 등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 라인을 올해 들어서만 5번째 멈춰 세웠다.

이는 완성차 업체를 넘어 국내 부품업계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막대한 설비 투자를 단행했던 부품사들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투자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미래차 전환을 목표로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했지만, 수요 정체에 수출 감소까지 겹치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마주한 위기는 한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체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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