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가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단순 내비게이션을 넘어 차량 경험 전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4월 29일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공개했다. 2026년 5월 출시 예정인 더 뉴 그랜저에 최초 탑재되며, 2030년까지 글로벌 2,000만 대 이상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SDV 전환의 출발점 삼은 플레오스 커넥트

플레오스 커넥트의 기술적 핵심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AAOS) 기반의 E&E 아키텍처에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는 디커플링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OTA 업데이트 유연성을 확보했으며, 이 덕분에 차량을 구매한 이후에도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단순히 운영체제를 바꾼 것이 아니라, 차량을 소프트웨어로 진화시키는 SDV 전략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드웨어 교체 없이는 기능 확장이 어려웠던 구조적 한계를 이번 플랫폼 전환으로 넘어서게 됐다.
자연어로 복합 명령이 가능해진 Gleo AI의 실력

플레오스 커넥트에는 LLM(대형 언어 모델) 기반의 AI 어시스턴트 ‘Gleo AI’가 탑재된다. 기존 음성 인식과 달리 멀티 명령어 처리, 연속 발화, 추상적 표현 인식, 존별 인식 등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뒷좌석은 따뜻하게, 앞은 시원하게 해줘”와 같은 복합 요청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히 말해야 했던 기존 음성 명령의 불편함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대화 방식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환경이 처음으로 구현됐다.
17인치 화면이 열어주는 직관적인 조작 환경

더 뉴 그랜저에 탑재되는 플레오스 커넥트는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분할 화면 기능과 3핑거 제스처 제어를 지원하며, 슬림 디스플레이와 물리버튼을 병행 운용하는 구조도 유지된다.
터치 조작에 익숙한 이용자와 물리적 버튼을 선호하는 이용자 모두를 아우르는 방식이다. 화면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사용 맥락에 따라 조작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돋보인다.
차량 앱 생태계의 문 활짝 연 현대자동차

플레오스 커넥트는 개발자 개방형 플랫폼 ‘Pleos Playground’와 App Market도 함께 도입한다. 오픈 SDK를 통해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차량용 앱을 직접 만들고 배포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오토, 유튜브 등의 서비스가 이미 연동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처럼 원하는 앱을 골라 쓸 수 있는 차량 내 앱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으로, 단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이동 중 업무와 생활 편의까지 차량이 담당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번 플레오스 커넥트 공개를 통해 단순한 기능 업그레이드가 아닌 차량 경험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SDV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주행 성능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기술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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