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작품을 후원한 국내 기업들의 존재감도 함께 부각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이 극 중 핵심 오브제로 활용될 때, 브랜드 헤리티지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기능한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가 그 사례다. 현대자동차가 후원한 이 작품에는 브랜드의 클래식 모델 스텔라가 경찰차로 등장하면서, 40년이 넘은 단종 차량이 세계 최대 영화제 무대에서 다시 조명받았다.
영화 ‘호프’ 속 주인공 태운 경찰차

‘호프’는 호포항 출장소를 배경으로 한다. 비무장지대 인근 외딴 초소에 호랑이 출현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현실적 상황이 전개되는 구조로, 황정민과 정호연이 각각 범석과 성애 역을 맡았다.
두 인물이 탑승하는 경찰차가 스텔라다. 작품은 2026년 5월 12일부터 23일까지(현지시간) 열린 칸 영화제 경쟁부문 월드 프리미어에서 공개됐으며, 상영 후 현장 반응이 화제가 됐다.
시대적 배경과 맞아 떨어진 스텔라 후원

스텔라는 현대자동차가 1983년 5월 출시한 후륜구동 중형 세단으로, 1997년 1월까지 생산됐다. 전장 4,429mm, 전폭 1,716mm, 전고 1,362mm, 휠베이스 2,579mm의 쐐기형 차체로, 당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대표했던 모델이다.
실제로 경찰차와 관용차로 납품된 이력이 있어 극 중 배경과 차량 선택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현대차가 스텔라를 후원 차량으로 제공한 것은 시대적 배경을 시각화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역사적 자산을 글로벌 무대에 노출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헤리티지 노출

현대자동차는 영화뿐 아니라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 영역으로 후원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호프’ 후원은 단순한 PPL 협찬을 넘어, 클래식 모델을 극 중 핵심 소품으로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헤리티지를 콘텐츠 안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기존 마케팅 방식과 결이 다르다.
칸 경쟁부문이라는 무대 자체가 글로벌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맥락인 만큼, 이 같은 문화 파트너십 전략이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헤리티지는 별개의 자산이다. 차를 잘 만드는 것과 그 역사를 어떻게 콘텐츠로 연결하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호프’의 칸 초청이 스텔라를 다시 불러낸 방식은, 오래된 모델도 맥락을 만나면 새로운 가치를 얻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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