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화재 원인이라고?”… 92℃까지 치솟는 차량 내부에 두면 안 되는 의외의 물건

외부 기온 35℃일 때 차량 내부는 92℃까지 치솟아 생수병, 손 소독제, 스마트폰 등이 화재 위험물로 변한다. 투명한 생수병은 볼록렌즈 역할로 시트를 태우고, 에탄올 성분 손 소독제는 폭발 위험을 높인다.

by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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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의외의 물건
생수병 화재부터 손 소독제 폭발까지
찜통더위 속 차량 내부는 ‘위험물 창고’

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물건
땡볕에 주차된 차량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 속, 당신의 자동차는 거대한 오븐으로 변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에 따르면 외부 기온이 35℃일 때 차량 대시보드 온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92℃까지 치솟는다.

이런 살인적인 환경에 무심코 던져둔 일상의 소지품이 당신의 차를 노리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가장 의심받지 않는 물건, 바로 투명한 생수 페트병이 그 시작일 수 있다.

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물건
투명한 생수병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마 물병 때문에 불이 나겠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맑은 물이 담긴 둥근 페트병은 햇빛을 만나면 완벽한 볼록렌즈로 돌변한다. 자동차 유리를 통과한 강력한 태양빛(약 600W/㎡)을 한 점으로 모아 차량 시트나 대시보드 같은 내장재를 발화점 이상으로 가열하는 것이다.

이는 어린 시절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던 것과 정확히 같은 원리다. 실제로 미국 아이다호의 한 전력회사는 차량 시트에 놓인 생수병이 햇빛을 받아 시트에 구멍을 뚫는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하며 그 위험성을 증명했다.

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물건
투명한 생수병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수병의 위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온에 방치된 페트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의 적, 페트병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을 물속으로 방출한다. 전문가들은 PET 소재가 30℃부터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호르몬을 배출하기 시작하며, 37℃부터는 그 속도가 가속화된다고 경고한다.

또한, 한번이라도 입을 댄 생수병은 세균의 온상이 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개봉 후 입을 댄 물은 4~5시간 만에 세균 수가 100만 마리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즉,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차에 둔 생수가 실제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물건
손 소독제와 일회용 라이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이후 차량 필수품이 된 손 소독제 역시 위험천만하다. 주성분인 에탄올(60~70%)은 인화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다. 고온의 차 안에서 기화된 에탄올 가스는 밀폐된 용기를 팽창시켜 터뜨릴 수 있다. 만약 기화된 에탄올 가스가 가득 찬 차 안에서 무심코 라이터를 켠다면, 차량 전체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는 대형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일회용 라이터나 각종 스프레이 제품 역시 내부 가스가 팽창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로 변모한다. 실제로 2023년 부산에서는 차량 트렁크에 있던 방향제 스프레이가 폭발해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물건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휴대용 선풍기 등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리튬이온배터리 탑재 기기들도 여름철 차량 안에서는 잠재적인 화약고다.

일본 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NITE)는 고온 환경이 배터리 셀을 손상시켜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을 유발, 발화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2023년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운전석에 몇 시간 동안 방치된 보조배터리가 과열되어 발화하는 사고가 보고되기도 했다.

여름철 차량 내부는 그 어떤 물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고위험 공간이다. 사소한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화재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차에서 내리기 전 반드시 조수석과 뒷좌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당신의 작은 관심이 나와 내 차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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