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차 안에 두면 안 되는 의외의 물건
생수병 화재부터 손 소독제 폭발까지
찜통더위 속 차량 내부는 ‘위험물 창고’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 속, 당신의 자동차는 거대한 오븐으로 변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에 따르면 외부 기온이 35℃일 때 차량 대시보드 온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92℃까지 치솟는다.
이런 살인적인 환경에 무심코 던져둔 일상의 소지품이 당신의 차를 노리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가장 의심받지 않는 물건, 바로 투명한 생수 페트병이 그 시작일 수 있다.

“설마 물병 때문에 불이 나겠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맑은 물이 담긴 둥근 페트병은 햇빛을 만나면 완벽한 볼록렌즈로 돌변한다. 자동차 유리를 통과한 강력한 태양빛(약 600W/㎡)을 한 점으로 모아 차량 시트나 대시보드 같은 내장재를 발화점 이상으로 가열하는 것이다.
이는 어린 시절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던 것과 정확히 같은 원리다. 실제로 미국 아이다호의 한 전력회사는 차량 시트에 놓인 생수병이 햇빛을 받아 시트에 구멍을 뚫는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하며 그 위험성을 증명했다.

생수병의 위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온에 방치된 페트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의 적, 페트병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을 물속으로 방출한다. 전문가들은 PET 소재가 30℃부터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호르몬을 배출하기 시작하며, 37℃부터는 그 속도가 가속화된다고 경고한다.
또한, 한번이라도 입을 댄 생수병은 세균의 온상이 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개봉 후 입을 댄 물은 4~5시간 만에 세균 수가 100만 마리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즉,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차에 둔 생수가 실제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후 차량 필수품이 된 손 소독제 역시 위험천만하다. 주성분인 에탄올(60~70%)은 인화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다. 고온의 차 안에서 기화된 에탄올 가스는 밀폐된 용기를 팽창시켜 터뜨릴 수 있다. 만약 기화된 에탄올 가스가 가득 찬 차 안에서 무심코 라이터를 켠다면, 차량 전체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는 대형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일회용 라이터나 각종 스프레이 제품 역시 내부 가스가 팽창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로 변모한다. 실제로 2023년 부산에서는 차량 트렁크에 있던 방향제 스프레이가 폭발해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휴대용 선풍기 등 우리 일상과 뗄 수 없는 리튬이온배터리 탑재 기기들도 여름철 차량 안에서는 잠재적인 화약고다.
일본 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NITE)는 고온 환경이 배터리 셀을 손상시켜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을 유발, 발화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2023년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운전석에 몇 시간 동안 방치된 보조배터리가 과열되어 발화하는 사고가 보고되기도 했다.
여름철 차량 내부는 그 어떤 물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고위험 공간이다. 사소한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화재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차에서 내리기 전 반드시 조수석과 뒷좌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당신의 작은 관심이 나와 내 차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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