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레이·모닝, 11일간 생산 전면 중단
대전 안전공업 화재 여파, 부품 공급망 리스크
20년 위탁생산 체계 흔들린 동희오토 상황

올해 들어 자동차 부품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완성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수천 개의 부품이 맞물려야 하는 구조상, 협력업체 한 곳의 돌발 변수가 생산 전체를 멈춰 세울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이 이번에도 여실히 확인됐다. 기아의 소형차 모닝과 레이가 이달 말부터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3월 20일 대전에서 발생한 화재다. 자동차·선박용 엔진밸브를 제조·판매하는 현대차그룹 협력업체 안전공업이 화재로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이 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던 카파 엔진 생산 라인 전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2004년부터 이어온 위탁생산 체계가 흔들리다

모닝과 레이의 생산을 담당해온 곳은 기아자동차와 동희홀딩스가 합작 설립한 동희오토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이 업체는 2004년 1세대 모닝 출시와 동시에 위탁생산을 시작하며 20여 년간 기아 소형차 라인업을 묵묵히 뒷받침해왔다.
두 차종 모두 카파 1.0 MPI 또는 1.0 T-GDi 엔진을 탑재하는데, 바로 이 카파 엔진에 안전공업의 엔진밸브가 사용된다. 협력업체 화재 한 건이 완성차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연결고리가 생각보다 짧은 셈이다.
재고 부족이 부른 우선순위의 역설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엔진밸브 재고 배분 문제다. 안전공업이 가동을 멈추면서 현대차그룹 내 부품 수급 우선순위가 조정됐고, 대형차에 먼저 재고가 배분되면서 소형차인 모닝과 레이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게다가 이번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안전공업은 현재까지 전면 중단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단기간 내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레이의 경우 전기차 버전은 카파 엔진을 탑재하지 않아 이번 공급 차질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27일 부분 중단을 시작으로 4월 11일까지 전면 중단

동희오토는 오는 3월 27일부터 모닝·레이 ICE 버전 생산을 부분 중단하며, 4월 1일부터 11일까지는 11일간 전면 중단에 들어간다. 4월 11일 이후 생산 재개 일정과 대체 부품 조달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출고 일정에 영향을 받을 소비자들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수천 개 협력업체가 촘촘히 연결된 구조 위에 서 있다. 이번 사태는 그 연결망의 어느 한 지점이 끊겼을 때 파장이 얼마나 빠르게 완성차 라인까지 도달하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다.
출고를 앞두고 있는 소비자라면 딜러사를 통해 납기 일정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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