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수출 효자 모델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한국GM이 창원·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소형 SUV 2종으로, 최근 들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두 모델이 나란히 국내 완성차 수출 1위를 차지하면서 한국GM의 전략적 위상을 끌어올렸으며, 마침내 누적 생산 200만 대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수요가 생산 능력을 앞질러 버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20년,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3년에 각각 출시됐다. 두 모델의 합산 누적 생산이 200만 대를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6년으로, 이는 한국GM 역대 누적 생산 1,340만 대의 약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생산 현장에서는 대기 물량이 해소되지 않을 만큼 주문이 밀려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두 모델의 인기가 단순한 반짝 수요가 아님을 방증한다.
엔트리급을 뛰어 넘는 주행 성능

두 모델은 같은 소형 SUV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성격이 뚜렷이 갈린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199cc I3 싱글터보 엔진을 얹어 139hp의 출력과 22.4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전장 4,540mm, 전고1,560mm, 전폭, 1,825mm, 휠베이스 2,700mm의 넉넉한 차체로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복합연비는 12~12.7km/ℓ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341cc I3 싱글터보로 156hp·24.1kg·m를 내며 상대적으로 출력이 앞선다. 전장 4,410~4,425mm, 전고 1,660~1,670mm, 전폭 1,810mm, 휠에비스 2,640mm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보다 다소 컴팩트하지만 복합연비 12.6~12.9km/ℓ로 효율 면에서는 한 발 앞서는 셈이다.
두 모델 모두 같은 소형 SUV 세그먼트 안에서 서로 다른 구매층을 겨냥하며 수요를 나눠 흡수하고 있다.
미국 소형 SUV 시장의 43%를 두 모델이 점유하다

글로벌 성과는 수치로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5년 기준 미국 시장에서 두 모델의 판매량은 42만 2,792대에 달하며, 미국 소형 SUV 시장 점유율 43%를 기록했다.
수출 실적도 인상적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23년 국내 완성차 수출 1위에 올랐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5년 29만 6,658대를 수출하며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2년 연속 서로 다른 모델이 수출 1위를 교대한 셈으로, 한국GM 라인업이 얼마나 고르게 경쟁력을 갖췄는지를 보여준다.
창원·부평 공장, GM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이 같은 성과는 GM 본사의 시선을 바꿔놓았다. GM은 2025년 12월 약 4,400억 원(3억 달러) 규모의 1차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동일한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총 투자액을 약 8,800억 원(6억 달러)으로 확정했다.
창원·부평공장은 기획부터 디자인, 엔지니어링, 생산까지 일괄 담당하는 거점으로, GM 해외 생산 네트워크 내에서 전략적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내 협력사 1,600여 개와 구축한 공급망이 뒷받침되며, 이 생태계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5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산 소형 SUV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처럼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GM이 창원·부평공장을 중심으로 쌓아온 제조 경쟁력이 GM 본사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진 만큼, 이 흐름이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의 체력 강화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수요 초과에 따른 납기 대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여유 있게 잡는 편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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