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정답은 없다’… 마쓰다의 ‘투 트랙’ 전략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가르치는 것들

마쓰다가 중국에서는 현지 기술 기반 순수 전기차 EZ-60으로 사전예약 3만 대를 돌파하고, 북미에서는 프리미엄 2열 SUV PHEV CX-70으로 성공을 거두며 시장별 차별화 전략의 효과를 입증했다.

by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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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현지 기술로 만든 순수 전기차, 북미에선 프리미엄 PHEV로… 각기 다른 성공이 증명하는 ‘실용주의’의 힘

마쓰다 EZ-60
사진=마쓰다

전동화 시대로의 전환기,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지배하던 ‘하나의 플랫폼, 하나의 전략’이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야심 차게 내놓은 글로벌 전기차가 일부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되는 역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바로 이 혼돈의 시기에,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마쓰다가 전혀 다른 두 개의 시장에서 거둔 상반된 성공은 업계 전체에 의미심장한 교훈을 던진다. ‘규모의 경제’라는 신화에서 벗어나, 각 시장의 특수성을 존중하는 ‘정교한 현지화’와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야말로 생존의 핵심임을 증명하는 실용주의적 교본이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향한 겸손한 협력, EZ-60

마쓰다 EZ-60
사진=마쓰다

첫 번째 성공 스토리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쓰였다. 마쓰다의 중국 합자법인 ‘장안 마쓰다’가 공개한 순수 전기 SUV 마쓰다 EZ-60은 사전예약 두 달여 만에 3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BYD와 같은 현지 거인들이 버티고 있는 치열한 시장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다.

특히 예약 고객의 66%가 25~39세의 젊은 층이라는 점은 마쓰다의 디자인 철학 ‘혼동(KODO)’이 미래 고객들과 성공적으로 교감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성공의 진짜 비결은 디자인 너머에 있다. 마쓰다는 독자 기술을 고집하는 대신, 현지 파트너인 장안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EPA1 플랫폼’을 과감히 수용했다. 258마력의 후륜구동 모터와 68.8kWh 배터리로 CLTC 기준 6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순수 전기(BEV) 모델과 더불어, 가솔린 엔진으로 발전하는 주행거리 연장형(EREV) 모델까지 동시에 선보였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에서 EREV 모델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0%나 급증했다. 마쓰다는 이 폭발적인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요구에 완벽히 부응했다. 이는 ‘우리의 방식’을 강요하는 대신 ‘시장의 방식’을 겸손하게 받아들인 현지화 전략의 완벽한 승리다.

북미 시장의 잠재 수요를 읽어낸 혜안, CX-70

마쓰다 EZ-60
사진=마쓰다

두 번째 성공의 무대는 완전히 다른 북미 시장이다. 마쓰다는 이곳에 마쓰다 CX-7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투입했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3열 SUV인 CX-90과 동일한 플랫폼을 쓰면서도 3열 시트를 과감히 제거한 프리미엄 ‘2열 SUV’라는 점이다.

북미 J.D. Power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3열 SUV 소유주의 60% 이상이 3열 시트를 한 달에 한 번도 채 사용하지 않는다. 마쓰다는 이 ‘유령 3열’의 비효율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공간을 2열 탑승객의 안락함과 광활한 적재 공간으로 전환하여, 남들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잠재 수요를 정확히 공략했다.

마쓰다 CX-70 PHEV는 323마력의 강력한 시스템 출력과 브랜드 특유의 프리미엄 인테리어, 그리고 운전의 즐거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7.8kWh 배터리로 EPA 기준 약 42km의 전기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미국 운전자들의 평균적인 일일 출퇴근 거리를 기름 한 방울 없이 소화하기에 충분한 거리다. 즉, 평일에는 경제적인 전기차로, 주말 장거리 여행에서는 주유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로 완벽하게 기능하는, 북미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다.

마쓰다 EZ-60
사진=마쓰다

결론적으로, 마쓰다가 보여주는 ‘투 트랙’ 전략의 핵심은 ‘유연성’이다. 전동화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모든 시장에 통용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가장 발전된 EV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기술과 트렌드를 전폭 수용하고, 브랜드의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북미에서는 그들의 강점을 살린 현실적인 PHEV를 제시한다.

이는 경직된 글로벌 정책보다 각 시장의 DNA를 깊이 이해하는 정교함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쓰다의 실용주의적 접근법은 전동화 시대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모든 기업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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