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R-스페이스 랩 콘셉트카 공개
스티어링 휠 알코올 감지·스티어-바이-와이어 탑재
2030년 이후 세대 겨냥한 연구용 차량

자동차 실내가 단순한 이동 수단의 공간에서 벗어나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으로 제어되는 디스플레이, 시트 배치를 자전거 적재 공간으로 전환하는 모듈형 구조, 핸들을 잡는 것만으로 음주 여부를 감지하는 안전 기술까지, SF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의 기술 연구로 구체화되고 있다.
르노가 가라지 푸투라마 이노베이션 연구소를 통해 개발한 콘셉트카 ‘R-스페이스 랩(R-Space Lab)’을 2026년 공개했다. 2030년 이후의 스마트 모빌리티를 탐구하는 연구용 차량으로, 양산 계획은 없지만 르노의 미래 차량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R-스페이스 랩의 원박스 형태가 만들어낸 개방감

R-스페이스 랩은 원박스(one-box) 구조의 전기차 기반 MPV다. 전장 4,500mm, 전고 1,520mm의 콤팩트한 외형 안에 최대한의 실내 공간을 담아낸 것이 핵심 설계 방향이다. 전폭과 휠베이스는 르노가 공식 공개하지 않았다.
차체 전면부에서 이어지는 풀 글래스 루프와 얇은 필러, 프레임리스 도어가 결합돼 실내 전체에 자연광이 쏟아지며, 실제 크기보다 넓게 느껴지는 개방감을 만들어낸다. 뒷문은 90도까지 열려 탑승과 짐 적재 모두 편리하다.
르노 고유의 ‘voitures à vivre(일상을 위한 자동차)’ 철학을 기반으로, 세닉과 에스파스로 이어져온 MPV 계보의 정신을 이어받은 모델이기도 하다.
‘우주 연구소(Space Lab)’ 이름에 걸맞는 르노의 기술력

R-스페이스 랩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기술은 스티어링 휠에 내장된 촉각형 알코올 측정기다. 운전자가 핸들을 잡는 것만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며, 기준치를 초과하면 시동이 차단되는 구조다. 이와 함께 기계식 조향축을 완전히 제거한 스티어-바이-와이어 기술이 적용돼 스티어링 휠이 소형화됐다.
덕분에 운전석 전방 시야가 넓어지고, 조향 편의성도 함께 개선됐다. 대시보드에는 전폭을 가득 채우는 OpenR 파노라마 곡면 디스플레이가 자리하며, 속도·ADAS·멀티미디어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서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에어백 위치 바꾼 실내 공간의 혁신

실내 공간 혁신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서 시작됐다. 기존 대시보드에 탑재되던 조수석 에어백을 시트 내장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전면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 모두 시트 안에 통합되면서 대시보드 하단 공간이 확보됐고, 이를 태블릿·가방 수납과 접이식 선반을 갖춘 다기능 글로브박스로 활용했다.
조수석은 2열 방향으로 슬라이딩돼 카시트 아동을 포함한 뒷좌석 탑승자와의 소통 편의성이 높아진다. 2열에는 폭이 동일한 독립형 시트 3개가 배치됐으며, 시트 등받이 폴딩과 쿠션 플립업 구조로 자전거·반려동물·대형 짐까지 수납 가능한 다양한 레이아웃 전환이 가능하다.

르노 MPV의 역사는 1980년대 초대 에스파스에서 시작됐다. R-스페이스 랩은 그 계보의 기술적 미래를 탐색하는 연구물로, 2030년 이후 실제 양산 차량에 어떤 형태로 반영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가라지 푸투라마가 제시한 이 연구 방향이 어떤 경로로 르노의 다음 세대 모델에 녹아들지, 향후 신차 발표 때마다 R-스페이스 랩의 흔적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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