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개발 취소”… 약 23조 원 손실 난 역대급 프로젝트, 기다리던 전기차 못 본다

소니와 혼다가 6년간 개발해온 전기차 '아필라' 1·2 모델이 전면 취소됐다. 혼다의 차세대 EV 플랫폼 개발 중단으로 약 23조 원 손실이 발생했다.

by 김하나 기자

댓글 0개

입력

수정

소니혼다모빌리티, 아필라 1·2, 전면 개발 취소
혼다 EV 플랫폼 백지화·약 23조 원 손실
소니 PS5·대형 스크린으로 차별화 꾀한 전기차

아필라1 프로토타입 전면 LED
아필라1 프로토타입 /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소니와 혼다가 합작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전기차 프로젝트가 결국 전면 취소됐다. 소니혼다모빌리티(SHM)가 추진하던 아필라(AFEELA) 1과 후속 모델 아필라 2의 개발이 모두 중단됐으며, 직접적인 배경에는 혼다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백지화가 있다.

혼다 EV 플랫폼 백지화로 전면 취소된 아필라 개발

아필라1 프로토타입 전면
아필라1 프로토타입 /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취소의 직접 원인은 혼다의 전기차 전략 전면 수정이다. 혼다는 차세대 EV 플랫폼 개발을 중단하면서 최대 157억 달러(약 23조 원)에 달하는 자산 상각 손실을 감수했다. 합작법인인 소니혼다모빌리티에 차량 하드웨어를 공급해야 하는 혼다가 플랫폼 개발을 포기하면서, 아필라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기반 자체를 잃게 됐다.

여기에 미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정책 환경 변화가 겹치면서 프로젝트 지속의 근거가 무너졌다. 아필라 1은 2026년 하반기 미국 캘리포니아 인도를 목표로 했고, 아필라 2(SUV)는 2028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두 모델 모두 동시에 중단됐다.

소니 PS5 연동 계획까지 매력적이었던 프로젝트

아필라1 프로토타입 실내
아필라1 프로토타입 /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아필라 1은 전장 4,915mm, 전폭 1,900mm, 전고 1,461mm, 휠베이스 3,000mm의 4도어 세단으로 설계됐다. AWD 구성에 전·후 각 180kW 모터를 탑재해 총 시스템 출력 490ps를 발휘하며, 91kWh 배터리로 EPA 기준 약 480km(300마일)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했다. 트렁크 용량은 765L로 동급 대비 넉넉한 수준이었다.

타깃 가격은 약 1억 3,000만 원(8만 9,900달러)이었으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5(PS5) 연동 인포테인먼트와 파노라마 대형 실내 스크린, 레벨 2+ ADAS, 40개 센서(카메라 18개·LiDAR 1개·레이더 9개·초음파 12개)를 탑재해 소프트웨어 중심 전기차 전략의 차별화를 노렸다.

글로벌 세단 시장 침체로 물 건너간 전기차 개발

아필라1 프로토타입 전면
아필라1 프로토타입 /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세단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는 아필라 1의 초기 타깃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으며, 약 1억 3,000만 원이라는 가격대는 테슬라 모델 S와 직접 경쟁하는 구간이었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차량에 접목한다는 전략은 차별화 포인트로 평가받았지만, 혼다의 플랫폼 공급 중단으로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사전 예약자들은 200달러(약 29만 원)의 환불 가능한 보증금을 납부한 상태로, 합작법인 공식 채널을 통한 환불 절차 안내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필라1 프로토타입 후면
아필라1 프로토타입 / 사진=소니혼다모빌리티

2020년 콘셉트 공개부터 6년에 걸친 개발 이력이 결국 양산 없이 마무리되면서, 빅테크 기업의 자동차 시장 진입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하드웨어 기반 없이는 아무리 앞선 소프트웨어 전략도 현실화될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핵심 교훈으로 남는다.

전기차 시장에서 빅테크와 완성차 업체 간의 협업 모델이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 이번 아필라 취소가 업계 전반에 던지는 질문은 적지 않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