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이제야 바꾸네”… 테슬라가 고집으로 밀고 가던 ‘버튼식 방향지시등’ 드디어 바뀐다

테슬라가 소비자 불만으로 논란이 된 '버튼식 방향지시등'을 전통적인 레버식으로 변경했다. 중국 생산 모델 3부터 적용되며, 기존 차량은 48만 원으로 교체 가능하다.

by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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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불만에 결국 꼬리 내린 테슬라
‘버튼식 방향지시등’ 결국 레버식으로 변경
국내 시장 적용은 아직 미정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 사진=테슬라

‘혁신’의 동의어로 불리던 테슬라가 마침내 두 손을 들었다. 자신들이 제시했던 미래형 자동차의 상징과도 같았던 스티어링 휠 위 ‘버튼식 방향지시등’을 버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레버(stalk) 방식으로의 회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극단적 미니멀리즘이라는 디자인 철학이 모든 운전자가 수십 년간 몸으로 익혀온 ‘근육 기억’과 직관적 안전성 앞에서 한발 물러선,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가장 진보적인 기업도 때로는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시켜 준다.

테슬라 모델 3 버튼식 방향지시등
테슬라 모델 3 버튼식 방향지시등 / 사진=테슬라

2023년 부분변경을 거친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는 컬럼식 기어 레버와 방향지시등 레버를 모두 없애는 파격적인 시도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두 개의 버튼으로 방향 지시를 하는 방식은 실내를 극도로 단순하고 미래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 도로 위 운전자들의 현실은 혼란 그 자체였다. 특히 스티어링 휠이 90도 이상 돌아가는 회전교차로나 유턴 구간에서는 버튼의 위치가 계속 바뀌어 원하는 순간에 방향 지시를 켜지 못하는 ‘악몽’이 펼쳐졌다.

야간이나 긴급 상황에서 손의 감각만으로 버튼을 찾아 누르려다 경적을 울리는 등 오작동 사례도 빈번하게 보고되며 사용자 경험(UX) 측면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레버식 방향지시등
레버식 방향지시등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국 테슬라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절규에 응답했다. 최근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델 3 하이랜드 전 트림에 방향지시등 레버를 다시 기본 사양으로 장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나아가 2025년 2월 7일 이후 생산된 기존 차량 오너들도 약 48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서비스센터에서 레버가 포함된 신형 스티어링 휠로 교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는 테슬라가 스크린 위의 소프트웨어를 넘어,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아날로그적 신뢰성의 가치를 인정한 중대한 변화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 사진=테슬라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레버는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진화의 결과물이다. 모델 Y의 차세대 버전인 ‘주니퍼’에 적용될 것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가늘고 세련된 형태를 자랑한다. 전장 4,720mm, 전폭 1,850mm, 전고 1,441mm의 날렵한 차체를 가진 모델 3 하이랜드의 미니멀한 실내 디자인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2,875mm의 긴 휠베이스가 보장하는 안정적인 주행 감각에, 이제는 가장 본질적인 조작계의 직관성까지 더해진 셈이다. 디지털 혁신으로 가득 찬 첨단 전기차가 마침내 운전의 가장 기본적인 ‘손맛’을 되찾은 것이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 사진=테슬라

자동차 UX 전문가는 이번 결정을 두고 “안전과 직결되는 기능만큼은 물리적 조작계가 디지털 인터페이스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테슬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는 브랜드의 고집을 꺾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용자와 소통하며 발전하는 성숙한 브랜드임을 증명한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한, 약 48만 원의 교체 비용에는 스티어링 휠 전체와 재활용 공정이 포함되어 있어, 변화 속에서도 지속가능성이라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지키려는 테슬라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 사진=테슬라

아직 국내 시장 적용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주력 모델에 적용된 변화인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테슬라의 이번 ‘겸손한 유턴’은 단순히 깜빡이 레버 하나의 부활을 넘어, 기술이 인간을 향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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