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봤다는 핑계 이제 안 먹힙니다”… 전국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 신호등’, 운전자들까지 ‘환호’

신호등 기둥 전체를 LED로 점등하는 보조장치가 경찰청 표준규격 채택 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범 설치 지역에서 신호 위반이 67%, 정지선 위반이 78%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by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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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위반 건수 67% 줄인 교차로의 변화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경찰청 표준규격 채택 후 전국 확산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 사진=트레시스

교차로 사고의 단골 항변 중 하나가 “신호를 못 봤다”는 말이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 뒤에 가려 신호등 본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은 도심 교차로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며,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실제 사고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호등 기둥 자체를 발광체로 활용하는 LED 보조장치가 주목받고 있다.

트레시스가 개발한 이 장치는 신호등 기둥 전체를 신호 색상에 맞춰 LED로 점등하는 방식으로, 2024년 경찰청 표준규격 채택에 이어 조달청 혁신제품으로도 지정됐다. 전주·군산 시범 설치 이후 삼척, 당진 등 지자체로 확산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기둥 전체가 신호가 되다, 시인성의 판도 변화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 사진=트레시스

기존 신호등은 상단의 3색 등화만으로 신호를 전달해왔다. 앞차에 가리거나 역광이 강한 환경에서는 운전자가 신호 상태를 제때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야간이나 악천후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LED 보조장치는 신호 색상과 연동해 기둥 측면까지 발광하므로 원거리에서도, 대형 차량 후방에서도 신호 상태를 즉시 식별할 수 있다. 신호등 본체가 가려지더라도 기둥 측면 LED가 이중 확인 수단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수치가 증명한 효과, 위반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 사진=트레시스

전주·군산 시범 설치 결과는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리아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신호 위반은 67%, 정지선 위반은 78% 감소했다. 단순히 신호를 잘 보이게 했을 뿐인데 이 정도 감소폭이 나온 것은, 그간 ‘못 봤다’는 상황이 실제로 얼마나 빈번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딜레마 존, 즉 정지할지 통과할지 판단이 애매한 구간에서도 기둥 LED가 신호 전환 여부를 명확히 전달해 무리한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확산은 빠르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 사진=트레시스

경찰청 표준규격 채택 이후 삼척, 당진 등 지자체가 잇따라 도입에 나서면서 보급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긍정적인 반응은 야간이나 우천 시 시인성이 확실히 개선된다는 데 집중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바닥 차선 정비 등 기본 인프라가 먼저라는 지적과 함께 예산 낭비 우려도 제기된다. 장치의 효과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우선순위와 예산 배분에 대한 시각 차이로 볼 수 있다.

기둥이 빛나도 운전자의 판단이 먼저다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트레시스 LED 신호등 보조장치 / 사진=트레시스

LED 보조장치가 아무리 시인성을 높여도 운전자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된다. 교차로 진입 전 서행, 보행자 확인, 앞차와의 충분한 거리 확보는 장치 유무와 무관하게 지켜야 할 기본 수칙이다. 특히 신호 전환 직후 무리하게 출발하거나 딜레마 존에서 가속하는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교차로 안전을 인프라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기술이 운전자의 판단을 보조하는 것이지, 대신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LED 보조장치의 전국 확산이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지려면 장치 도입과 함께 운전 습관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지자체 확산 속도만큼 운전자 인식도 함께 높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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