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비(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차량 성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전비가 낮아지면, 한국의 환경친화적자동차 등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고, 이는 세제 혜택과 보조금 수급에 직접 영향을 준다.
지리 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이는 7X가 바로 이 구도의 중심에 섰다. 중형 전기 SUV 7X는 프로·맥스·울트라 세 트림으로 구성되며, 퍼포먼스 최상위 울트라 트림의 복합전비가 3.8㎞/㎾h로 책정된 것이 논란의 발단이다.
트림별 전비, 어디서 갈렸나

지커 7X 공식 제원에 따르면 프로(스탠다드)와 맥스(롱레인지) 트림의 복합전비는 각각 4.2㎞/㎾h로 동일하다. 반면 울트라(퍼포먼스) 트림은 고성능 세팅으로 인해 3.8㎞/㎾h에 그친다.
같은 차종이면서도 트림에 따라 전비 수치가 갈리는 건 파워트레인 출력과 에너지 효율 간의 트레이드오프에서 비롯된다. 두 기준의 간격이 0.4㎞/㎾h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환경친화적자동차 제도 안에서는 단 하나의 수치 차이가 등재 여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어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환경친화적자동차 등재와 세제 혜택의 연결 고리

한국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환친차 제도를 통해 차급과 에너지원별로 최저 효율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충족한 차종을 산업통상자원부 환경친화적자동차 목록에 등재한다. 환친차로 등재된 차량은 개별소비세·교육세·부가가치세 감면과 지방세특례를 통한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기차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지원 대상 선정에도 에너지소비효율과 친환경성 기준이 반영되는 구조다. 중형 전기차 환친차 기준으로 4.2㎞/㎾h 이상이 제시된 상황에서, 프로·맥스는 기준선에 맞닿아 있는 반면 울트라는 그 아래에 위치한다.
소비자가 체감할 실구매가 격차

환친차 등재 여부는 소비자 관점에서 수백만 원의 실질 비용 차이로 이어진다. 현행 조세특례 제도상 친환경차에는 개별소비세 최대 300만 원, 교육세 최대 90만원, 부가가치세 최대 39만 원를 포함해 최대 수백만 원의 세제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전기차 취득세(최대 140만 원) 감면은 차량가액 상한을 두어 운용되기 때문에, 고가 구간에 해당하는 7X의 경우 취득세 혜택 적용 여부도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환친차 미등재 상태라면 세제 감면과 보조금 모두 받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되면서, 프로·맥스 대비 울트라의 실구매 부담이 눈에 띄게 높아질 수 있다.
7천만~8천만 원 레인지의 경쟁 구도

지커 7X가 겨냥한 가격대에는 강력한 경쟁 모델이 포진해 있다. 제네시스 G70 일렉트리파이드는 7천만~8천만 원 전후의 전동화 세단으로 프리미엄 구매층을 겨냥하며, 아우디 Q6 e-트론은 8천만 원 전후의 수입 전기 SUV로 동급 시장에서 브랜드 무게감을 발휘한다.
폴스타 4 역시 7천만~8천만 원대에 형성돼 있어 지커 7X와 가격 레인지가 겹친다. 지커는 볼보·폴스타 계열과 기술·플랫폼을 공유하는 프리미엄 지향 전략을 내세우지만, 세제 혜택 적용 여부가 경쟁력 비교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울트라 트림의 환친차 등재 가능 여부는 고시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된다. 다만 전비 수치 구조상 프로·맥스와 달리 제도 적용에 불리한 위치에 있는 건 사실이다. 같은 차종이라도 트림 선택이 수백만 원의 실비용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세제 제도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구매 판단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고성능과 효율 사이의 균형을 어디서 잡느냐는 소비자 개인의 우선순위에 달려 있다. 퍼포먼스보다 실구매가 절감이 중요하다면 프로·맥스 트림이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환친차 등재 여부와 최종 보조금 지원 조건은 구매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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