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가격에 G90급 오너라니”… 50대 아빠들 사로잡은 ‘중고 세단’

기아 K9 중고차가 2천만 원대 가격으로 G90급 제원과 공간을 제공하며 50대 남성 구매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형 그랜저 가격으로 플래그십 세단의 성능을 누릴 수 있어 실속형 선택지로 주목받는다.

by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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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18~21년식), 중고차 시세 2천만 원대
선호 연식 ’18년식’, 50대 남성 구매율 1위
신형 그랜저 가격으로 G90급 제원과 공간

기아 K9 (2018-2021년식)
기아 K9 (2018-2021년식) / 사진=기아

신차 시장이 고금리와 고물가로 위축된 가운데, 합리적인 가격에 최상의 고급감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중고 대형 세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기아 K9이 제네시스 G80 신차와 유사하거나 낮은 가격대에 G90 수준의 상품성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고차 시장의 ‘숨은 보석’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공식 인증중고차 시세 조회 서비스 ‘하이랩(Hi-LAB)’이 공개한 2025년 9월 데이터는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기간 기아 K9 (2018~2021년식) 모델 구매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50대 남성(28.5%)이었다.

이는 40대 남성(24.6%)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수치이며, 30대와 60대 남성(각 11.7%)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K9이 법인 임원용 차량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플래그십 세단의 안락함과 성능을 누리려는 중장년층 실속파 개인 구매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아 K9 (2018-2021년식) 전면부
기아 K9 (2018-2021년식) / 사진=기아

중고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가성비는 하이랩이 제시한 구체적인 시세에서 확인된다. 주행거리 3만 km, 무사고 차량을 기준으로 K9(18~21년식)의 평균 시세는 2,483만 원에서 5,449만 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이는 2025년형 제네시스 G80 신차 가격(5,896만 원 시작)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시작하는 파격적인 가격대다. 주행거리가 1만 km 이하인 ‘신차급’ 매물 역시 2,684만 원에서 5,802만 원대로, G80 기본 트림 가격으로 최상위 트림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주행거리가 10만 km 이상인 차량은 1,931만 원부터 4,184만 원까지 가격이 내려가, 신형 그랜저 대신 기아의 플래그십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아 K9 (2018-2021년식) 후면부
기아 K9 (2018-2021년식) / 사진=기아

구매자들이 가장 선호한 연식은 2018년식 모델이다. 지난 6개월간 판매된 K9 중 36.2%(182건)가 2018년식(RJ) 2세대 초기형 모델이었다. 2020년식(149건)과 2019년식(137건)이 뒤를 이었으며, 페이스리프트 직전인 2021년식은 35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감가상각이 가장 크게 이루어진 첫 연식 모델이 ‘가성비’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임을 입증한다. 2018년 당시 K9 3.3 터보 모델의 신차 가격이 5,990만 원에서 7,650만 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6~7년 만에 신차 가격의 40~50% 수준에서 플래그십 오너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아 K9 (2018-2021년식) 실내 운전석
기아 K9 (2018-2021년식) / 사진=기아

이처럼 기아 K9이 50대 남성들의 ‘워너비’ 중고차로 떠오른 배경에는 압도적인 상품성이 자리한다. 2018년식 ‘3.3 가솔린 트윈터보’ 모델은 K9의 핵심 파워트레인이다.

V6 3.3L 트윈터보 GDi 엔진은 최고출력 370마력(ps), 최대토크 52.0 kg.m라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이는 현행 G80 스포츠 패키지나 G90의 3.5 터보 엔진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치다.

기아 K9 (2018-2021년식) 대쉬보드
기아 K9 (2018-2021년식) / 사진=기아

차체 크기 역시 K9의 핵심 경쟁력이다. 2018년식 기준 전장 5,120mm, 전폭 1,915mm, 전고 1,490mm에 달하며,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105mm에 이른다.

이는 경쟁 모델로 언급되는 G80(전장 5,005mm, 휠베이스 3,010mm)보다 확연히 크며, 플래그십인 G90(당시 EQ900 기준 전장 5,205mm, 휠베이스 3,160mm)에 근접하는 압도적인 공간감을 제공한다.

복합 연비는 후륜구동(RWD) 기준 8.7km/L(공식 제원상 7.5~9.0km/L)로, 대형 세단으로서는 준수한 효율을 갖췄다.

기아 K9 (2018-2021년식)
기아 K9 (2018-2021년식) / 사진=기아

기아 K9 중고차는 ‘신형 그랜저’ 가격으로 ‘G90급 제원과 공간’을 소유하려는 50대 남성들의 합리적인 선택지로 부상했다.

현대인증중고차 ‘하이랩’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이러한 시장 동향은, 브랜드 가치보다는 실질적인 차량의 가치(성능, 공간, 고급감)를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중고 플래그십 세단 시장을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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