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불황에 얼어붙은 중고차 거래
모두가 지갑 닫을 때 ‘단종된 스파크’가 판매량 2위
가성비로 최상위권 자리매김

고금리와 고물가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중고차 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지난달 국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가 전년 대비 10% 넘게 급감하며 거래 절벽이 현실화된 가운데, 아주 흥미로운 역설이 발견됐다.
바로 2022년 아쉽게 단종된 쉐보레 스파크가 여전히 중고차 판매량 최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불황의 시대, 왜 소비자들은 ‘사라진 명차’를 다시 불러내고 있는 것일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6월 국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8만 855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11.4%나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마저 각각 10.5%, 11.5% 판매가 줄었고, 벤츠와 BMW 등 인기 수입 브랜드 역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피하지 못했다.
과거 “경기가 어려우면 신차 대신 중고차를 찾는다”는 공식마저 깨지고 소비 자체를 미루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지만 이런 침체 속에서도 유독 빛나는 모델들이 있었다. 지난달 국산 중고차 판매 1위는 기아 모닝(3,497대)이었고, 그 뒤를 쉐보레 스파크(3,189대)가 바짝 쫓았다. 단종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모델이 신차급 중고차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 비결은 스파크의 ‘본질’에 있다.

쉐보레 스파크의 제원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최종 모델 기준, 스파크는 1.0리터 SGE EcoTec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75마력, 최대토크 9.7kgf·m를 발휘한다. 수치 자체는 평범하지만 C-TECH 무단변속기와 맞물려 경쾌한 도심 주행 능력을 제공한다.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485mm, 휠베이스 2,385mm의 작은 차체는 복잡한 도심 골목길과 주차난에서 해방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복합연비 15.0km/L라는 경제성과 각종 세금 혜택은 기본이다. 동급 경쟁 모델 대비 탄탄한 차체 강성과 주행 안정성은 스파크가 단순한 ‘저렴한 차’가 아닌 ‘잘 만든 차’로 평가받는 이유다.

한편, 시장의 또 다른 축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3%나 폭증했다. 이는 신차 보조금이 줄어들자, 저렴한 유지비라는 장점을 가진 중고 전기차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중고차 역시 7.9% 증가하며 친환경차의 인기를 증명했다.

결국 현재 중고차 시장은 ‘초기 구매 비용이 저렴하고 검증된 전통적 경차’와 ‘유지비가 압도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라는 두 개의 ‘가성비’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쉐보레 스파크의 꾸준한 인기는 소비자들이 불황 속에서 단순히 싼 차가 아닌, 가격 대비 뛰어난 기본기와 신뢰성을 갖춘 ‘진짜 가성비 모델’을 찾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기 불황 시 신차 대신 중고차를 찾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은 소비 자체를 미루는 분위기”라면서도 “하반기 내수 진작책 등을 고려하면 점차 수요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꽁꽁 얼어붙은 시장 속에서, 스파크의 조용한 역주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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