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명이 테슬라의 감독형 자율주행시스템(FSD)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검찰에 넘겨졌고,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27일 5월부터 이달 초까지 수사한 결과 장비 21개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국토교통부가 중국산 테슬라 등에서 편법으로 FSD를 켜는 사례를 파악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등록 테슬라 대부분이 FSD를 쓸 수 없다는 사정이 비인가 장치까지 쓰게 만든 배경이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선 합법인 FSD를 국내 테슬라 4대 중 3대는 쓰지 못하는 만큼 기술 변화에 뒤처진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칩 구매와 커뮤니티 공유로 FSD 무단 활성화

피의자들이 쓴 방식은 주로 유럽·중국 등에서 사들인 비인가 장치(칩)를 차에 연결해 FSD를 켜는 것이었다. 이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는 40대 남성은 해외 사이트에 공개된 소스코드 등을 이용해 장치를 직접 만들었다.
대다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험담이 올라오면 ‘어디서 샀느냐’는 댓글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나눈 경우였고, 별도의 브로커나 전문 판매 조직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더해 FSD를 켠 뒤 차량에 기록이 남지 않게 하는 방법 등 수사를 피할 정보를 공유한 이들도 있었다.
국내 등록 테슬라 77.6%는 FSD 사용 제한

지난달 기준 국내 등록 테슬라 23만 8,968대 중 FSD를 쓸 수 있는 차량은 미국산 5만 3,477대(22.4%)였으며, 이는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로부터 받은 자료에 나온 수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례에 따라 미국산 차량은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국내 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중국산 등 나머지 18만 5,491대(77.6%)에서는 FSD 사용이 막혀 있다. 중국산에는 국내 기준이 적용되는데, 국토부는 FSD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최신 모델 Y나 모델 3를 샀다고 해서 FSD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국내 판매 중국산 모델 3와 모델 Y는 사용이 제한된다.
사용이 허용된 차량이라도 ‘가능’은 차량·하드웨어 차원의 지원 대상이라는 뜻일 뿐이다. 실제 실행에는 유효한 FSD 이용 권한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레벨 2 운전자 보조, 주행 중 감독은 필수

비인가 장치로 켠 FSD에는 오작동 위험이 따른다. 서울청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무단으로 활성화한 FSD는 정식 업데이트를 제때 받지 못해 차량이 주행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오작동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름과 달리 FSD는 운전자가 잠을 자거나 운전석을 비워도 되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아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2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해당하며, 운전자는 항상 주행 상황을 감독하고 필요하면 즉시 직접 제어해야 한다.
‘자율주행’이라는 이름 탓에 사고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운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테슬라가 이름을 ‘주행보조’로 바꿨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자율주행이라는 이름을 쓴다.

국산 차 등에 탑재된 주행보조 기능인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CC)가 작동하던 중 2022년부터 올 8월까지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는 32건이고 23명이 숨졌다는 것이 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의 내용이다.
이 사고들의 치사율은 71.9%로, 같은 기간 전체 고속도로 사고(10.4%)의 약 7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주행보조 기능의 불법 개조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단속하되, 뒤처진 국내 규정을 현실에 맞게 고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성용 중부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전공 교수는 “기술 변화에 맞춰 검증 절차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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